태풍 못 이기고 中어선 좌초…15명 사망실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8일 0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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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명 구조‥해경 "사고 선박 무등록 어선"

중국 어선 2척이 28일 새벽 제주 서귀포 앞바다에서 태풍을 이기지 못하고 좌초돼 선원 15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서귀포해경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40분경 서귀포시 화순항 동방파제 남동쪽 1.8㎞ 지점에 닻을 내리고 머무르던 중국 산둥성 선적 월강성어 91104호와 월강성어 91105호(톤수 미상)가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몰고 온 강풍과 높은 파도로 좌초됐다.

해경은 처음에는 사고 어선들이 전복돼 침몰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어선들이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뭍에 가까이 밀려온 것을 보고 좌초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들 어선에는 선원 17명과 16명씩 모두 33명이 타고 있었으며, 사고로 현재까지 91104호 선장 장모 씨(40) 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10명은 실종됐다.

사고 사실은 선원 2명이 이날 새벽 3시 35분 자력으로 뭍으로 나오면서 해경 등에 전해졌다.

91105호는 이날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항 방파제 앞 30m 지점까지 밀려와 제주해경청 특공대와 서귀포해경 구조대 60여명이 직접 어선에 접근, 로프를 연결해배에 있던 선원 11명을 육상으로 구조했다. 91104호는 두 동강이 난 채 서귀포시 화순항 인근에 좌초돼 있다.

현재까지 모두 18명이 구조됐으며 이중 1명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정도로 부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해경은 지난 27일 화순 앞바다에 이들 어선이 위태롭게 떠있는 것을 발견, 연락을 시도했으나 교신이 되지 않아 안전한 해역으로 대피를 유도하려고 중국어·영어 방송을 하는 등 조치를 해왔다.

이후 해경은 연락방법을 찾다가 중국 정부에 해당 선박들을 대피시켜 주도록 요청한 뒤 레이더 등으로 위치만 확인해왔으나 결국 어선들은 28일 새벽 좌초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송나택 제주지방해양경찰청장은 "중국 쪽에서 사고 어선들이 무등록 어선이라고 밝혔다"며 "이 어선들이 불법조업을 하거나 그 외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응답을 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청장은 또 "태풍을 과소평가 해 적절한 시기에 조치를 취하지 못해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생명 구조를 위해 지속적으로 사고 해역 주변을 수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6¤27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앞 1.5㎞ 해역에서도 쌍끌이 중국어선 2척(산둥성 선적·200t급)이 해경의 대피 권유를 무시하고 머무르다가 28일 새벽에야 뒤늦게 북쪽으로 이동, 이날 오후 1시께 제주항으로 들어왔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이 배들이 무등록 어선이어서 항포구에 들어왔다가는 불법 사실이 적발될까 두려워 입항을 꺼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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