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12 거짓신고 대가 996만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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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신고 받고 경찰 51명 허탕… 법원 “경찰력 낭비 배상해야”

“(우리 가게에) 흉기를 든 강도 2명이 침입했어요. 빨리 와주세요.”

4월 27일 오전 2시 45분 경기 의정부경찰서 상황실로 다급한 목소리의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자신이 운영하는 의정부시 호원동 치킨 가게에 마스크를 쓴 2인조 강도가 들었다는 제보였다.

경찰이 5분 후 박모 씨(34)의 가게에 도착했다. 하지만 박 씨는 출동한 경찰관에게 “범인이 다른 곳으로 간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박 씨의 말만 듣고 2시간 동안 현장 주변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범인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박 씨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기고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경찰이 이를 추궁하자 박 씨는 “심심해서 장난 전화를 했다”고 자백했다. 장사가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풀려고 허위 신고를 했다는 것. 박 씨의 신고 전화 한 통으로 경찰관, 전·의경 등 51명이 출동했고 112에 신고된 25건의 사건 출동이 지연됐다.

의정부지법 민사12단독 최종진 판사는 27일 당시 현장에 출동한 의정부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전·의경 등 51명이 박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박 씨가 허위 신고로 경찰력을 낭비하게 한 점을 모두 인정해 원고의 청구를 인낙했다”고 밝혔다. 인낙은 피고소인 측이 판결 전에 고소인 측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을 경우 재판부가 이를 확인하는 결정이다. 청구가 인낙되면 판결이 확정된 것과 같은 효력을 지닌다. 박 씨는 경찰이 청구한 경관 1인당 20만 원, 전·의경 1인당 10만 원, 국가 46만3939원 등 총 996만3939원을 모두 내겠다고 했다.

의정부=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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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거짓신고#휴지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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