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각급 학교에서 정수기가 사라진다. 그 대신 수돗물을 곧바로 마실 수 있는 음수대가 설치된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서울시교육청과 2014년까지 모든 초중고교의 낡은 수도관을 교체하고 ‘아리수 음수대’를 설치하는 급수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미 1323개교 중 746개교에 냉온수 기능을 갖춘 음수대를 설치했다. ‘아리수’는 서울시가 수돗물의 우수성을 강조하기 위해 붙인 브랜드다.
아리수 음수대는 정수기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학교당 20대 안팎으로 설치된다. 올해는 70개 학교에 36억원을 들여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시가 정수기 대신 수돗물을 곧바로 마실 수 있는 시설을 늘리려는 것은 수질에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 시중에 판매되는 생수와 비교해도 질적으로 뒤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는 시판 생수처럼 플라스틱 병에 수돗물을 담은 ‘아리수’를 공공 행사에 공급하는 등 수돗물 수질에 자신감을 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녹조 사태를 겪은 학부모들은 불안한 표정이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부 우모 씨(43·서울 강남구)는 “녹조 때문에 요즘 물을 끓여서 먹이고 있는데 학교에서 수돗물을 그냥 먹게 하면 곤란하다”며 “안심할 수 있는 정수기를 굳이 철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교육청은 “정수기는 세심하게 청소하고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하는 등의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오히려 세균이 번식하기 쉽고 관리 비용도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며 “수돗물의 질을 수시로 점검해 안심하고 마실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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