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공사가 중단된 울산 울주군 삼남면 장백임대아파트 전경.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공사 중단으로 오랫동안 방치된 건물들이 울산 도심 미관을 크게 해치고 있다. 이 건물들은 이해 당사자 간에 소송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울산12경’ 가운데 하나인 작괘천(울주군 삼남면) 입구 장백아파트(총 1540채)는 골조공사가 마무리된 1998년 9월 시공사 부도로 공정 60%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이 아파트는 인근 KTX 울산역에서 보여 울산 이미지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12월 법원 경매에서 초정산업개발㈜에 넘어갔으나 또다시 소송에 휘말렸다. 울산시가 이달 초 초정산업개발에 사업주체 변경 승인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것.
당산토건㈜ 박재문 대표 등은 9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주총회 의사록 등을 허위로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사실이 경찰 수사를 통해 드러난 데다 부산고법으로부터 당산토건이 장백임대아파트의 정당한 사업 권리자라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초정산업개발로 사업주체를 변경한 것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소송이 여러 건 진행되는 상황에서 울산시가 성급하게 사업주체 변경 승인을 해준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울산시는 “법률자문을 거쳐 승인을 내줬다”고 반박했다.
울산의 첫 주상복합아파트로 건립되다 2009년 시공사 부도로 공정 90%에서 공사가 중단된 남구 삼산동 성원상떼빌(총 188채)도 마찬가지. 이 아파트는 부동산개발업체인 ㈜뉴에셀에 올 4월 매각됐지만 첫 시행사인 해오름건설㈜과 뉴에셀이 법적인 문제로 다투고 있다.
울주군 범서읍 현진에버빌(1093채)도 지난달 중견 건설업체인 ㈜부영이 매입했지만 공사 재개와 재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상태다.
태화강변인 중구 우정동의 코아빌딩(지하 2층, 지상 15층)은 ‘도심 속의 대표적인 흉물 건물’로 20년째 방치되고 있다. 이 건물을 포함한 일대에는 한때 지상 54층 주상복합아파트 건설이 추진됐으나 이해 당사자가 많고 소송도 복잡하게 얽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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