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교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가 차원의 연구센터가 설립된다. 청소년의 정신건강이 심각해진 뒤에 대처하지 말고, 문제를 미리 찾아서 치료 또는 상담을 하며 돌보자는 취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신설된 한국뇌연구원 산하에 이런 역할을 하는 ‘청소년정신건강센터’를 만든다고 24일 밝혔다. 한국뇌연구원 시설은 2014년까지 대구에 단계적으로 들어서지만 청소년정신건강센터는 8월 말부터 운영된다.
청소년정신건강센터는 학교폭력과 인터넷·게임중독이라는 두 분야와 관련해 초중고교 학생들의 정신에 문제가 생기는 원인을 연구할 예정이다. 학교폭력 가해·피해 학생, 인터넷에 중독된 학생의 뇌를 연구해 예방, 대책, 치료법을 체계적으로 만들기로 했다. 청소년 우울증과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도 연구 대상이다. 지금까지는 교과부와 보건복지부가 매년 일부 학교를 대상으로 정서·행동발달 선별 검사를 해서 문제가 발견된 학생을 전문 기관에 보냈다.
한국뇌연구원 초대 원장인 서유헌 서울대 의대 교수는 국내외 학자를 모아 센터 연구진을 구성하는 중이다. 소아신경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뇌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기로 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학교폭력이나 게임 중독은 단순히 개인이나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뇌 구조와 관련이 깊다. 그는 “인터넷이나 게임에 중독된 청소년의 뇌를 보면 마약, 약물, 알코올 중독자와 같이 이마엽(전두엽) 도파민이 활성화된 상태가 보인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뇌는 다른 데서 즐거움을 찾지 못해서 괴롭히는 행동을 할 때 쾌락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다”면서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연구하고 의학적으로 치료해야 학교폭력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초중고 교사의 교육도 담당한다. 우선 2학기에 대구 지역의 상담교사를 대상으로 뇌과학 등 정서지식에 대한 교육을 시작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교육 대상을 전국 교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대구에서 교육을 먼저 하는 이유는 센터가 대구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최근 대구에서 학생 자살이 잇따르는 등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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