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 40곳 작년 한 해에만 적립금 2000억↑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17일 04시 51분


현영희 "사립대 방만한 예산운영 여전..학생 부담"

적립금이 많은 전국의 사립대 40곳이 작년 한 해에만 적립금을 2000억 원이나 또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반값 등록금'이 최대 이슈로 부각돼 감사원이 사립대 재정운용 실태를 감사하는 등 사립대의 방만한 예산 운영 문제가 여러 차례 지적됐지만 나쁜 관행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새누리당 현영희 의원이 교육과학기술부, 사학진흥재단에서 '2011년도 사립대학 결산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이화여대, 홍익대, 연세대 등 전국 40개 대학이 지난해 총 2025억원의 적립금을 더 늘렸다. 이번에 누적적립금(2011학년도 말 시점의 총 적립금)을 분석한 대학은 2010년 기준 적립금 누적액 상위 40개 대학이다.

조사 대상 40개 사립대 중에서 28개 대학의 적립금이 늘었다. 이중 100억원 이상 증가한 대학은 성균관대(450억), 홍익대(322억), 이화여대(279억), 한양대(269억) 등 9곳이었다.

이화여대는 작년 한해 적립금이 280억원 증가해 2011학년도 말 누적적립금이 6849억원에 달했다. 누적적립금이 가장 많이 증가한 대학은 성균관대로 지난해 450억원이 늘어 총 1256억원이 쌓였다.

이렇게 누적적립금이 상당하게 쌓인 이유는 '지출예산의 과다편성'과 '적립금의과다 적립'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대부분 대학에서 수입은 축소 편성하고 지출을 '뻥튀기'해서 잡는 관행이 그대로 나타났다. 이화여대는 관리운영비에서 131억원, 연세대는 연구학생경비에서 295억원, 고려대는 고정자산매입지출에서 199억원의 잔액이 발생했다.

이렇게 해서 생긴 잔액은 기금회계로 전출시켰다. 즉, 더 안 걷어도 되는 등록금을 과다하게 걷어서 남는 돈을 기금회계로 계속 전출하는 관행이 이어진 것이다.

현 의원은 "보통 대학은 수입예산과 지출예산을 계산한 뒤 부족분(지출예산-수입예산)을 등록금 인상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지출예산을 과다계상하면 당연히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뿐 아니라 각 대학이 예산을 편성할 때 그해 적립할 예산을 미리 정해놓는데 실제로는 그 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적립금으로 쌓는 관행도 되풀이됐다. 지난해 이화여대는 28억원, 건양대는 40억원을 추가 적립했다.

현 의원은 "지난해 대학등록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하면서 사립대학의 방만한 예산운영 문제가 집중적으로 질타를 받았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며 "대학생의 등록금 부담을 줄여주려면 사립대학의 예산운영 실태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는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적립금 총액만 공시토록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법을 개정해 적립금의 구체적인 사용계획도 매년 공시토록 해야 한다"며 "대학이 적립금을 장학금으로 투자해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이 줄어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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