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메트로 달인]서울 수상관광택시 김인호 선장

  • Array
  • 입력 2012년 7월 2일 03시 00분


코멘트

승객들, 물살 가르며 쾌속 출퇴근… 속까지 시원

서울의 명물인 한강 수상관광택시를 4년째 몰고 있는 김인호 씨. 수상택시는 한강변
승강장 17곳 어디에서나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서울의 명물인 한강 수상관광택시를 4년째 몰고 있는 김인호 씨. 수상택시는 한강변 승강장 17곳 어디에서나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요즘처럼 푹푹 찌는 무더위에는 출퇴근길 지하철과 버스를 가득 메운 사람들만 봐도 짜증이 절로 난다. 이런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한강으로 향해보자. 꽉 막힌 도로 대신 뻥 뚫린 한강 물살을 가르며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출퇴근하면 일상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서울시가 2007년 10월부터 도입한 한강 수상관광택시는 한강변에 마련된 승강장 17곳을 오가고 있어 예약으로 어느 승강장에서든 이용할 수 있다. 서울의 명물 수상관광택시 선장 김인호 씨(38)는 4년째 한강을 누비고 있다.

2008년 15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수상관광택시 선장이 된 김 씨는 지금껏 요즘처럼 행복한 날이 없었다. 대학 졸업 이후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부동산 업무를 해왔지만 그의 마음은 항상 다른 곳에 가 있었다. 해병대 출신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 어렸을 적부터 여름철이면 항상 바다와 호수에서 수상스포츠를 즐겼다. 체육대를 졸업하다 보니 수영강사 자격증부터 인명구조, 응급처치 강사 자격증까지 싹쓸이했다. 2005년에는 해양경찰청에서 발급하는 조종 2급 면허까지 따 말 그대로 ‘수상스포츠의 왕자’가 됐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나루역 선착장에서 만난 김 씨는 능숙하게 수상관광택시를 몰아 잠실로 향했다. 정체를 빚는 올림픽대로를 타고 차로 가면 50분∼1시간이 걸릴 거리였지만 수상택시로 불과 20분 만에 도착했다. 김 씨는 “출퇴근 셔틀은 단골손님 20∼30명이 주로 애용하고 있다”며 “5000원만 내면 일반 택시보다 빠르고 편하게 올 수 있어 한 번 타본 손님은 계속 타곤 한다”고 말했다. 낮 시간과 퇴근 시간 이후에는 주로 관광객을 태우고 시간제로 노들섬과 선유도공원, 반포대교 무지개분수와 같은 한강의 명소들을 운항한다.

한강이 얼어붙거나 장마철 비가 많이 내려 팔당댐에서 3000t 이상 방류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365일 연중무휴 근무에 2교대로 일해야 한다. 명절 때 쉬지도 못하고 한강을 찾는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지만 그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김 씨는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09년 늦가을이던 10월 한강에 빠진 30대 남성을 구한 일을 꼽았다. 오후 9시가 넘어서 손님의 콜을 받고 승강장으로 향하던 중 성수대교 가운데 근방에서 ‘첨벙’ 소리를 듣고 돌아보니 술을 마신 남성이 빠져 “살려 달라”고 외치고 있었다. 무사히 남성을 구한 김 씨는 서울시장으로부터 용감한 시민상을 받았다.
■ 한강수상택시 이용하려면

출퇴근 셔틀은 척당 정원이 7명으로 출근 코스는 잠실에서 뚝섬을 경유해 여의도까지 운행한다. 오전 7시 30분과 50분 두 차례 잠실에서 출발한다. 퇴근 코스는 반대 방향으로 오후 6시 40분, 7시에 여의도에서 떠난다. 요금은 1인당 편도 5000원. 개별관광은 시간제로 운영되며 1척에 1∼10명이 탈 수 있다. 척당 대여요금은 20분에 5만 원, 30분 7만 원, 40분 9만 원이다. 연중 무휴로 운영된다. 홈페이지(pleasantseoul.com). 1588-3960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김인호#수상관광택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