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에 청상아리가 잇따라 죽은 채 발견되고 있다. 이달 2일 경북 영덕군 강구면 삼사리 앞 바다에서 발견된 청상아리.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경북 동해안에 식인상어의 일종인 청상아리가 잇따라 출몰하고 있다. 선박을 부수고 사람을 공격하는 난폭한 어종이어서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 바다에 들어가기를 꺼릴 정도다. 이 때문에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은 전기 퇴치기를 도입하는 등 청상아리 출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 이달 들어 6마리 발견
25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달 2∼15일 경북 영덕과 울진 포항 등 앞바다에서 길이 1.5∼2.7m인 청상아리 6마리가 잇따라 죽은 채 발견돼 어민들이 신고했다. 죽은 고래를 발견할 경우 반드시 신고해야 하지만 상어는 의무 신고사항이 아니다.
상어 중 가장 빠르고 웬만한 장애물도 넘는 청상아리는 최대 7m까지 자란다. 후각이 발달해 조그만 상처에서 나는 피 냄새도 아주 잘 맡는다. 이빨이 3중으로 나 있고 칼날처럼 날카로워 한번 물리면 대부분 잘린다. 영화 ‘죠스’에 나온 백상아리처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식인상어다.
동해안에 이런 상어가 가까이 오는 이유는 고등어 같은 난류성 먹잇감이 연근해로 몰려들자 함께 따라오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온이 15도 이상 상승하는 4∼8월 한반도 연안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박종화 동해수산연구소 자원환경과장은 “동해는 서해나 남해에 비해 상어 안전지대였지만 이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해수욕장은 초비상
이달부터 개장한 해수욕장들은 상어 출몰이 관광객과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저주파 전류를 바다에 흘려 상어를 내쫓는 퇴치기를 대당 110여만 원에 구입해 해수욕장에 가동하고 있다. 포항시는 이달 1일 문을 연 북부와 월포해수욕장에 1대씩 배치했다. 구룡포, 도구, 칠포, 화진 등 4곳도 30일까지 가동할 계획이다. 영덕군은 최근 7대를 구입해 다음 달 13일 개장하는 해수욕장 7곳에 사용할 예정이다.
해양경찰도 해수욕장 일대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예방수칙 10가지를 담은 ‘식인상어 조심’이라는 홍보물을 어민과 관광객에게 나눠주고 있다. 내용은 △2명 이상 짝지어 행동하기 △상어를 손으로 잡거나 작살로 찌르는 것 삼가기 △상어가 공격할 경우 민감한 부위인 눈이나 코를 내리쳐 피하기 △긴 띠를 풀어 상어보다 몸을 크게 위장하기 △몸에 상처가 있을 때 입수 금지 △밝은 색깔의 수영복 착용 금지 등이다. 포항해양경찰서 관계자는 “상어가 나타나면 긴급전화(국번 없이 122)로 빨리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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