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인데…한대 맞으시죠” 이젠 ‘성형 촌지’시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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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물광주사 시술 수십만원 피부관리 쿠폰
부모-선생님에 선물 늘어 일부 ‘변종 촌지’ 부작용도

가정의 달을 맞아 성형외과, 피부과가 선보이는 각종 할인 이벤트를 알리는 광고사진. 인터넷 화면 캡처
가정의 달을 맞아 성형외과, 피부과가 선
보이는 각종 할인 이벤트를 알리는 광고
사진. 인터넷 화면 캡처
직장인 김모 씨(26·여)는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와 함께 피부과 병원을 찾았다. 어버이날 선물을 알아보던 중 ‘가정의 달을 맞아 어머니와 딸이 함께 보톡스 주사를 맞으면 할인해 준다’는 병원 광고 문구를 보고 시술을 받기로 결정한 것이다. 두 사람은 1인당 20만 원짜리 주사를 35만 원에 맞았다.

어버이날과 스승의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기능성 화장품과 피부 관리 서비스 및 시술권을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선물로 주는 일이 늘면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남 일대 성형외과와 피부과들이 5월을 맞아 각종 할인 이벤트와 함께 피부 관리 시술권 패키지 상품을 선물용으로 만들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강남의 한 피부과에서는 10회에 150만 원 하는 ‘레이저 피부 관리 쿠폰’ 등을 어버이날과 스승의날 선물용 상품으로 팔고 있었다. 일부 병원에서는 ‘효도 성형’ ‘회춘 성형’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부모님과 함께 오면 수술비를 할인해주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경기 용인시의 한 피부과에서도 이 기념일들을 겨냥한 특별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이 병원에서는 16만 원짜리 피부 관리용 줄기세포 앰풀도 이달 들어 절반 값에 선보였다. 병원 관계자는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물광 주사’나 ‘신데렐라 주사’를 비롯해 선물용 상품과 시술권을 20만∼150만 원에 팔고 있다”며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직접 모시고 오면 프로그램을 짜주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면서 온라인이나 거리 광고판을 보고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강남의 한 성형외과 상담실 관계자는 “최근 시술 관련 문의가 평소보다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며 “어버이날이 지나서도 ‘효도 상품’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고 스승의날 선물로도 많이 찾아 매출도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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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런 상품이 ‘변형된 신종 촌지’로 활용되는 등 부작용도 낳고 있다. 가방이나 화장품 대신 피부 관리 시술권 등을 스승의날 선물로 주는 학부모까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병원의 과열된 마케팅으로 피부과 시술 상품이 촌지로 활용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런 일들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해치고 병원들 배만 불리는 일이어서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효도 성형#피부과#성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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