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세계조리사대회는 모객에는 성공했으나 전시 내용이 부실했다는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대회 이틀째인 2일 국내외 조리사들이 ‘조리사 한자리 모이기’ 기네스북에
도전하기 위해 갑천변에서 줄서 있는 모습.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세계조리사대회(5월 1∼12일)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요리’라는 아이템으로 관람객 모으기에는 성공했으나 전시 내용이 부실해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반응이 많다.
○ 관람객 42만 명은 기대 이상
우선 국내외 조리사들이 참가한 각종 요리 경연은 국내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매머드급 경연이라는 점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세계 각국 조리사들의 경연(글로벌챌린지, 한스부슈켄영챌린지)과 대회 첫날부터 열린 세계조리사회연맹(WACS) 인증 경연은 39개 종목에서 800여 개 팀이 참가했다. 전통 떡과 한과, 프로 제빵왕 경연대회 등도 참가자와 관람객의 호응을 얻어 대전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밖에 6일부터 사흘간 열린 국제소믈리에협회(ASI) 총회와 아시아-오세아니아 소믈리에대회도 실속 있는 행사로 평가받았다. 조직위 측은 14일 공식 발표를 통해 “당초 예상한 35만 명보다 많은 42만 명이 관람했다”고 발표했다.
○ 콘텐츠 부족, 예산 낭비 지적도
하지만 국내에서 열리는 최대 규모의 ‘요리올림픽’이라는 포장과는 달리 실제 전시 내용은 부실해 ‘동네잔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전무역전시관과 주변 8200m²에 조성된 대전국제식품산업전의 참가 업체는 100여 개에 그쳤다. 그나마 외국 업체는 10여 개에 그쳐 ‘국제’라는 말을 무색하게 했다. 국내 유명 식품 및 조리기기 등 해당 분야 업체도 외면했다.
전시관을 둘러본 관람객들은 “조리 관련 신지식을 터득하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나마 사찰음식전시회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런 실망을 달랬다.
한 대회 자문위원은 “대회 1년 전부터 가동해온 조직위와 행사 대행사가 ‘요리’라는 구미 당기는 아이템을 전략적으로 홍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초 행사명을 ‘요리올림픽’이 아닌 ‘세계조리사대회’라고 정하는 바람에 조리사들만의 잔치로 인식된 점도 아쉽다”고 덧붙였다. 98억 원에 이르는 대회 예산이 적절하게 사용됐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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