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0일 중국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 시 한 호텔에서 광주시가 주최한 투자 유치 설명회가 열렸다. 원저우 경제인 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광주시는 광주송정역에 추진 중인 호남 고속철(KTX) 국가 기간 복합환승센터에 대한 투자를 호소했다. 강운태 시장 등 투자유치단은 “100조 원 이상의 대규모 유동성자금을 쥔 유명한 원저우 화상(華商) 네트워크가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 성과를 따지기에 앞서 광주시가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무엇보다 2014년 KTX 광주∼서울 1시간 30분대 개통을 앞두고 지금처럼 ‘1도시 2개역’ 체제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놓는 것이다.
강 시장은 그동안 이 환승센터가 동대구역 울산역 익산역 등과 함께 전국 4대 시범사업지로 선정된 일을 자신의 치적으로 꼽아 왔다. 2010년 12월 그는 “광주 전남북 인구 350여만 명이 60분대에 닿을 수 있는 연계교통망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이제 서울과의 경쟁에 대비한 창구로 광주송정역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의회에 나가 그가 사실상 ‘광주역 포기’를 공식 선언했을 때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그랬던 강 시장이 어떤 연유인지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눈치 보기’로 돌아선 분위기다. 그 틈새를 파고들어 민주통합당 강기정 의원(북갑)은 “KTX를 광주역까지 들어오게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연구용역 예산 50억 원을 편성하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반면 같은 당 김동철 의원(광산갑)은 “철도가 지나는 광산구와 북구 일대의 발전을 저해하므로 광주송정역으로 KTX 정차역을 일원화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이런 마당에 5000억 원에 이르는 환승역사 참여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에 큰 성과가 날 리 없다. 이 문제는 KTX 접근성을 최대 장점으로 추진 중인 광산구 어등산 테마파크 문제와 맞닿아 있기도 하다. 강 시장이 이 문제에 관해 차별화된 면모로 시민들에게 다가서려 한다면 전임 시장들과는 다른 소신과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