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송도 유치 총력전… 경제 파급효과 年 3800억

  • 동아일보

“900조원 규모 유엔기금을 잡아라”

송도, 친환경 국제도시로 발돋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 조성된 인공수로에 수상택시가 지나가고 있다. 오른쪽에 68층 규모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보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송도, 친환경 국제도시로 발돋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에 조성된 인공수로에 수상택시가 지나가고 있다. 오른쪽에 68층 규모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보인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요즘 인천시의 현안은 유엔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사무국을 경제자유구역인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유치하는 것이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특화기금으로 ‘녹색분야 세계은행’으로 불린다.

8일 시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3월 GCF 사무국 국내 유치에 필요한 입지선정위원회를 열어 유치 후보도시로 송도국제도시를 확정했다. 이어 시는 지난달 GCF 이사회에 유치신청서를 공식적으로 접수시켰다. 시는 8월 GCF 2차 이사회를 송도국제도시 내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11월 제1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에서 인준 절차를 거쳐 유치도시를 최종 확정한다. 현재 GCF 사무국 유치 경쟁에는 독일과 스위스 멕시코 폴란드 나미비아 등 6개국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합이 예상된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13∼20일 미국 뉴욕과 필라델피아, 피닉스, 시애틀 등을 잇달아 방문하기로 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인 개발과 투자 유치를 도모하고, 국제교류와 한반도 긴장 완화 등을 위한 것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공식 접견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송 시장은 GCF 사무국의 인천 유치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가 GCF 사무국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은 경제 분야는 물론이고 정치, 외교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유엔 상설기구인 GCF는 내년부터 연간 1000억 달러씩 모아 2020년까지 8000억 달러(약 908조 원)에 이르는 기금을 적립한 뒤 개도국의 산림 보호와 청정에너지 기술 이전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금 지원을 요청하는 각국 공무원들이 수시로 인천을 드나들게 되며 연간 120차례가 넘는 국제회의가 열리게 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생산 및 고용 유발 등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연간 38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은 GCF 사무국에 500여 명이 상주하게 돼 연간 2000억 원이 소비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또 국내 관광·전시·컨벤션(MICE) 산업의 발전과 녹색기술 산업 및 제품에 대한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교량적 역할을 하게 돼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이 커지고, 남북 간 긴장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시는 송도국제도시를 대표하는 핵심 개발사업인 국제업무단지(IBD)가 친환경적 프로젝트임을 강조하고 있다. 2016년까지 24조 원이 투자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민간주도 도시개발사업으로 녹지공간이 전체 면적(574만 m²·약 174만 평)의 40%를 차지한다. 특히 IBD가 세계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그린빌딩협회의 ‘지역 개발을 위한 에너지·환경 디자인 리더십 프로그램’인 LEED-ND 시범 프로젝트로 선정된 점을 홍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북미 지역을 제외하고 세계적으로 238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IBD가 아시아 최대 규모다. 이 밖에 송도국제도시에 짓고 있는 유엔 산하기구 전용 빌딩인 ‘아이타워’를 9월까지 완공해 GCF 사무국을 유치할 경우 바로 입주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있다. 시 관계자는 “송도국제도시가 탄소 저감 시책을 적용해 친환경 도시로 조성된다는 사실과 국제적인 교육, 의료기관 건립 등을 추진하고 있어 정주 환경이 뛰어나다는 점을 설명해 유치 경쟁력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유엔#녹색기후기금#송도국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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