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이재현 룸살롱 술자리”… 경찰 보고문건 3년만에 드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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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보고문건 3년만에 드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52)이 이재현 CJ그룹 회장(52)과 2009년 고급 룸살롱에서 여성 연예인이 동석하는 술자리를 수차례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2009년 말쯤 사설정보지에 나온 이야기로 당시 곽 위원장에게 사실관계 소명을 들었으며, 본인이 강력히 부인해 일단락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사정당국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CJ그룹 회장과 정부인사에 대한 정보보고’라는 제목의 문건은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이 2009년 6월경부터 8월경 사이 2개월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C 룸살롱에서 연기자 K 씨를 6, 7회 접대부로 동석시킨 가운데 술자리를 가졌다고 적었다. 문건에는 “해당 룸살롱은 이 회장이 평소 전용 주점으로 이용하는 곳으로 일명 ‘CJ 파티장’으로 불린다”며 “곽 위원장과 이 회장은 술자리에서 미디어법을 비롯한 정부 정책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고 돼 있다.

이 회장이 곽 위원장을 위해 K 씨 외에도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여성 연예인을 여러 차례 동원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문건에는 “이 회장이 신인 연예인이 포함된 5∼10명의 접대부를 동석시켜 술을 마셨으며 1회 평균 봉사료를 포함해 수천만 원의 주대를 지불했다”고 돼 있다.

문건에는 “이 회장은 유학 중인 아들까지 동석시켜 곽 위원장과 함께 술을 마셨으며 개봉 전인 자사 배급 영화를 사전 입수해 자신의 안가에서 주점 접대부들과 함께 관람하는 등 접대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적혀 있다.

대통령민정수석실에서도 곽 위원장의 비위 사실을 파악했다는 기록도 있다. 문건에는 “연예인 비리사건 수사 중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관련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이 있었으나 사건의 본질과는 관련이 없어 수사기록에 진술 내용을 포함시키지는 않았다”며 “실체적 진실과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민정수석실 특별감찰팀 파견 경찰관에게 보고(했다)”라고 돼 있다.

이 문건은 2009년 10월 전속 연예인을 주점 접대부로 고용해 기업인 등에게 성접대를 강요하고 봉사료를 갈취한 연예기획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인 연기자 K 씨의 진술을 통해 밝혀진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됐다고 돼 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S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모 씨가 소속 연예인 K 씨를 청담동의 회원제 술집인 C 룸살롱에서 접대부로 일하게 한 뒤 봉사료 5500만 원을 갈취해 김 씨를 구속 수사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 피해자 K 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과 곽 위원장 이야기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문건의 내용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과 곽 위원장이 친분이 두텁고 술자리를 함께하는 사이인 것은 맞다”며 “하지만 연예인이 동석했다거나 술값이 수천만 원씩 나왔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CJ그룹 내부에서는 3년 전 일이 이 시점에 갑작스레 언론에 보도가 된 경위에 대해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찰 정보보고 유출이나 이를 다룬 언론보도에 대해 법적인 대응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정당국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CJ그룹 회장과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
사정당국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CJ그룹 회장과 정부 인사에 대한 정보보고’ 문건.
곽승준 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이 회장과는 30년 친구로 사적으로 만나 술을 마셨을 뿐”이라며 “특정 술집을 집중적으로 다닌 적도, 여성 연예인들을 불러 접대를 받은 일도, 미디어법과 관련해 논의한 일도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두 사람이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보도의 배후로 일부 언론이 삼성을 거론하자 삼성은 이날 공식 블로그인 ‘삼성이야기’를 통해 “술자리 접대 사실은 알지도 못했으며 관련 내용을 언론사에 전달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채널A 영상]이맹희-이재현, 나란히 구설수에 올라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이명박#청와대#곽승준#CJ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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