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80대 노병들 “모교 복귀 명 받았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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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춘천고 출신 6·25참전용사 위한 명패 제작
49명중 연락 닿은 5명 내일 모교로 초청해 증정식

부산에 사는 노병(老兵) 최광수 씨(81)는 26일 모교인 강원 춘천고를 방문할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1950년 고교를 졸업한 지 62년 만의 첫 방문. 더욱이 ‘6·25 참전용사 명패 증정행사’라는 뜻 깊은 자리여서 옛 전우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까지 더해졌다. 6·25 참전용사인 예비역 소령 최 씨는 육군 제1군사령부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 초청을 받았다. 부산에서 강원 춘천시까지 차로 6시간이 걸리는 힘든 여정이지만 기꺼이 아들과 함께 참석하기로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1군사령부가 춘천고 출신 6·25 참전용사 49명의 이름이 실린 대형 명패(90×120cm)를 증정하고 학교 측은 이를 교내에 설치한다. 춘천고 교장과 육군참모총장 명의의 이 명패에는 명단과 함께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시고 눈부신 선진 조국 건설의 토대를 마련하신 선배님들의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참전용사들에게는 A4 용지 크기로 축소한 명패를 증정한다.

이 행사는 육군이 2009년부터 6·25 참전용사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후배 학생들에게 호국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강원도에서는 춘천고가 처음이다. 1군사령부는 학적부와 육본 병적대장을 대조하는 과정을 거쳐 어렵게 명단을 작성했고 생존자 가운데 연락이 닿은 5명을 초청했다.

지용찬 씨(59·경기 용인시)는 고령으로 거동이 불편한 부친 지윤근 예비역 대령(90)을 대신해 참석한다. 지윤근 씨는 춘천고 13회 졸업(1941년)생. 아들 지 씨는 “아버지께 말씀을 드렸더니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셨다”며 “군에 계실 때 받은 훈장보다도 이 명패를 더욱 소중히 여기실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지 씨는 “국가와 모교가 참전용사들에 대한 수고를 잊지 않고 기억해 줘 가족으로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명패 증정과 함께 6·25 전사자 발굴유해 전시, 15t 분량의 북한군 장비 전시, 의장대 군악대 공연도 열린다. 1군사령부 관계자는 “기록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실제 참전용사는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며 “이 사업이 나라 사랑과 안보 의식 고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노병#춘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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