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메트로9 “서울시, 협상 재개땐 요금인상 보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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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적 인상안 수용되면 시민에 사과할 것”
서울시 “먼저 사과해야 협상 재개” 강력 반발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 방안이 결론나지 않은 채 서울시와 서울시메트로9㈜의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메트로9㈜는 “3년간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끌고 왔던 서울시가 협상 완료 시점만 명확하게 제시한다면 요금 인상 공고일을 연기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하겠다”고 23일 밝혔다. 하지만 시는 “협상의 전제조건은 진정성 있는 사과다”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 진통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트로9㈜는 “서울시가 협상을 재개한다고 해놓고 앞으로 얼마나 시간을 끌지 알 수 없다”며 “이와 별도로 시가 추진하는 청문회는 적법한 절차이기 때문에 정연국 사장이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메트로9㈜는 요금 인상 요구 철회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진 24일 주주 임시 회의도 취소했다. 앞서 메트로9㈜는 시의 공개 사과 요구와 과태료 부과에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시가 정연국 메트로9㈜ 사장 해임 절차를 위한 청문회를 9일 열겠다고 밝히며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굽히지 않자 일단 시와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조건부 사과 의사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메트로9㈜가 이번 논란의 핵심인 요금에 대해서는 ‘원칙적 인상’이라는 기존 자세를 굽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요금 인상안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이 많아져 애초 계획대로 6월 16일에 요금 인상을 강행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법적으로 무리가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일부 주주들이 재무 개선을 위해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내세우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

이에 대해 시는 “말장난에 불과하다”며 일축했다. 애초 시는 시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요금 인상까지는 협상할 수 있다는 자세였다. 요금을 올리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할 수 있지만 인상 폭과 시기는 협의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조건부 협상안을 들고 나오자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했다. 시 관계자는 “기한을 정하는 것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며 “조건부 협상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박원순 시장은 “(도시철도사업은) 다른 민간 투자사업과 달리 공공성이 높아 기업의 이윤에 따라서만 해석하고 행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지하철 9호선#요금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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