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 김여사 사건’, 학생은 크게 다쳤는데 남편은 제 살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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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3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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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블랙박스 영상 캡처
사고 블랙박스 영상 캡처
지난 22일 어느 학교 운동장에서 지나가는 여고생을 차로 들이받는 끔찍한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이 올라오면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영상을 보면 비오는 날 학교 운동장에서 블랙박스를 장착한 차량이 앞으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앞에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학생을 못본 것인지 그대로 들이받는다.

그것을 본 다른 학생이 빨리 차를 빼라는 시늉을 하지만 운전자는 놀랐는지 소리만 지를 뿐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한다. 충격을 받은 앞 차량의 운전자도 뒤에서 받은 줄로만 알고 내렸다가 학생이 치인 모습을 보고 부랴부랴 차에 올라타는 모습만 나오며 영상은 끝이 난다.

일명 ‘운동장 김여사 사건’으로 불리는 이 영상에 네티즌들은 깜짝 놀라고 있다.

당시 놀라서 아무런 대처를 하지 못한 운전자에 대해서는 이해를 하는 네티즌들이 많다. 그런데 운전자의 남편이 인터넷에 글을 올린 것이 큰 화근이 됐다.

피의자의 남편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지난 21일 “집사람이 사고를 냈다. 블랙 박스 영상을 보니 속도는 빠르지 않은데, 차량에 부딪혀 학생이 많이 다쳤더라. 보험사 직원은 피해자 측과 만나지 않다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조언 좀 부탁한다”고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렸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그에게 “보험 중 법률 비용 지원 내용을 파악해라”, “보험처리 했으면 보상에 대해 말하지 말라” 등의 답을 달자 피의자의 남편은 자신에게 유리한 조언을 해준 네티즌들에게만 이모티콘을 써가며 답글을 달았다.

특히 “운동장 주차장 사이면 스쿨존 아닐까요?”라는 한 네티즌의 말에 “학교 운동장과 교실 아래 주차장 사이니까 스쿨존은 아니지 않을까요?^^;;;”라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저 도와달라는 것인줄 알고 대하던 네티즌들도 블랙박스 영상과 함께 자초지종을 알고는 운전자 남편을 비난하고 나섰다.

네티즌들은 “사람이 다쳤는데 이런 글을 올릴 정신이 있냐”, “본인 가족이 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해라, 이모티콘 쓸 수 있겠나”, “죗값을 치러야 한다” 등으로 분노했다.

이후 남편이라는 네티즌은 뒤늦게 사과의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아울러 게시물들은 거의 삭제됐지만 수많은 네티즌들이 캡처한 것은 인터넷상에 널리 돌아다니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해당 학교를 관할하고 있는 부평경찰서 측은 도깨비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건은 지난 21일 17시 15분에 발생했다. ○○○○○고등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일로 운전자가 브레이크에 제동을 걸지 않고 앞차를 재차 충격해 일어났다”고 사실을 확인해 줬다.

이어 “피해 학생이 입원한 병원 측에 확인한 결과 학생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검사 중이라 정확한 진단은 나오지 않았다. 사건에 대한 수사는 병원 결과가 나온 후 진행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도깨비뉴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트위터 @giyomi_hyesh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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