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감옥에 가고, 사형 판결 받아서 죽어가고 있을 때 서울법대생 뭐했나. 저는 (감옥 간 것을) 너무나 다행으로 생각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사진)이 20일 오후 6시 반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에서 ‘공생과 상생의 가치’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서울대가 한국 현대사에서 온갖 비극과 해악을 저질렀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이날 “역사에 공짜는 없다. (서울대) 선배들이 중앙도서관에서 분신하기도 하고 해서 인권이 증진됐고 사회가 진보됐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서울대의 역사에 대해 “자랑스러운 역사로 가득 차 있는가, 아니면 수치와 굴욕의 역사인가”라고 묻고 “한국 현대사에 그 많은 비극들은 여러분의 선배가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시장은 “(농담이지만) 꼭 감옥 가보라”며 “역사의 현장 속에 있으면 훨씬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강연을 듣는 학생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동국대 강연에서도 감옥에 가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또 그는 “젊음의 특권은 도전하는 것”이라며 “남들이 다 가는 길은 핏빛 경쟁뿐이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라”며 다양한 분야에 진출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강연 뒤에는 ‘대학생이 묻고, 원순 씨가 답하다’라는 대담 시간이 이어졌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요청’한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이 대통령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죄 없는 저를 사찰하고 방송사마다 다 취재하고 (실제 방송에는) 안 나온다”며 “지금도 (방송 통제가)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빗대 시정 운영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박 시장은 “관료는 시장을 모시는 사람인데 (관료들을) 적으로 돌려서는 개혁에 성공할 수 없다”며 “역사에 보면 조광조부터 가까이는 노무현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실패한 것을 교훈으로 삼아야 하지 않나”고 말했다.
최근 복지논쟁에 대해서는 “지금 보편적 복지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나. 새누리당이 제일 앞서 있는 것 같다”며 “다만 청와대에서 0∼2세 무상보육 하라고 하면서 생색은 중앙정부가 내고, 돈은 시도지사 협의회에서 낸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서도 지지 발언을 했다. 박 시장은 “(안 원장의 대선 출마가) 본인 마음에 달렸다”며 “안 원장님이 저를 확고히 도와 주셨으니까 저도 확고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은 서울대 인근 사회과학서점인 ‘그날이 오면’의 초청으로 열렸다. 안 원장도 지난달 이 자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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