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지사協 “0~2세 무상보육 추경편성 거부”… 부도난 ‘포퓰리즘 복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정치권 일방적 확대 감당안돼”
대부분 市道서 6월 중단될 듯

정치권이 재원 조달 계획도 없이 추진한 ‘포퓰리즘 복지’가 결국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혜택을 본 전국 수십만 가정에서 큰 불만을 제기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19일 지방재정대책 마련을 위한 실무협의회를 열어 무상보육 확대로 인한 추가 지방재정 부담분에 대해서는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지방정부가 추경 예산에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면 0∼2세 무상보육사업은 대부분의 시도에서 6월경 중단된다.

이날 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중앙정부와 국회가 지난해 12월 31일 지방정부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무상보육을 확대했다”며 “재원의 40∼50%는 지방정부가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감당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무상보육 확대에 따른 신규 어린이집 수요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16개 시도에서 0∼2세 무상보육 대상자는 올해 44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란 게 협의회의 추정이다. 그동안 어린이집에 다니지만 소득이 상위 30%에 속해 지원받지 못했던 아동 21만5688명 외에 무상보육 실시로 새로 어린이집에 다니는 22만7697명이 추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월 한 달 16개 시도에서 0∼2세 보육비에 들어간 지방비와 국비는 3400억 원에 이른다.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이 사업을 위해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부담해야 할 돈은 최대 9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협의회는 앞으로 지자체와 협의하지 않은 복지사업은 전면 거부하겠다는 방침도 세워놓고 있다.

정부는 복지사업 확대에 따른 지자체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국무총리실에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