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38년 전… 여대생 금반지 한 개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코멘트

1974년 봉사활동 왔다 기부… 정선 몰운리 주민 성금 보태
1500만원 장학기금으로 키워

38년 전 여대생이 기부했던 금반지 한 개가 한 시골마을 장학사업의 밑거름이 됐다.

강원 정선군 화암면 몰운리 웃제동 마을이 운영 중인 ‘희상장학회’는 1974년 농촌봉사활동을 왔던 상명여대 윤숙희 씨가 끼고 있던 한 돈짜리 금반지가 모태가 됐다. 윤 씨는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가면서 “마을을 위해 써 달라”며 금반지를 기부했고 주민들은 반지를 팔아 마련한 7000원에 성금을 보태 장학회를 구성했다. 희상장학회는 윤 씨의 이름 가운데 ‘희’자와 상명여대의 ‘상’자를 따서 지었다. 희상장학회는 현재 1500만 원의 기금이 조성된 장학회로 성장했다. 매년 마을 출신 중학 신입생에게 5만 원, 고교 신입생 20만 원, 대학 입학생에게 3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6·25전쟁 때 피란지로 알려진 웃제동 마을은 1960년대부터 대학생들이 나무 심기 농촌봉사를 위해 자주 방문하던 곳. 주민들에 따르면 당시 윤 씨 일행은 마을을 방문해 농촌 일손을 돕고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 봉사활동을 마칠 즈음에는 마을 노인들에게 배운 정선아리랑을 연습해 마을잔치 때 발표하기도 했다.

마을 주민 전제우 씨(66)는 “4, 5년 전 수소문 끝에 윤 씨와 통화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긴 상태”라며 “윤 씨는 경기도에서 교편을 잡고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은 “올해 환갑을 앞둔 윤 씨의 아름다운 마음이 수십 년이 흐른 지금까지 따뜻하게 남아 있다”며 “반지 하나가 각박한 우리 삶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금반지#장학사업#희상장학회#윤숙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