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의 세 모자 살인및 방화사건 피의자 설모(41) 씨는 도피 중 휴대폰으로 돈을 빌려달라고 지인에게 부탁했다가 경찰의 추적망에 걸려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뉴시스가 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순천경찰서는 이날 수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설 씨를 검거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설 씨가 타인 명의의 휴대폰을 이용해 가까운 지인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한 정확포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설 씨에 대한 공개 수배 전환 후 설씨 고향과 지인 등 수사망을 좁혔다.
하지만 지난 2008년부터 사기 등의 혐의로 수배 된 설 씨는 살인 사건 발생 이후 뚜렷한 행적을 드러내지 않으며 경찰의 추적 수사를 피해갔다.
설 씨는 7일 타인 명의의 휴대폰을 이용해 지인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으며, 이를 통해 경찰은 설씨가 부산 해운대 주변에 은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경찰은 형사대를 급파해 해운대 인근 상가를 상대로 수배전단을 뿌리며 결정적 제보를 부탁했고 상가와 도로 등지에서 검문검색과 잠복수사를 병행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9일 오전 인상착의가 비슷한 사람이 찜질방에 있다는 찜질방 관계자의 연락을 받고 은신 중이던 설 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설 씨를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증거 확보및 자백을 받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현식 형사과장은 "피해자 김 씨의 집에서 동거 생활을 해오던 설 씨가 범행 발생 전날까지 기거하고 있었음에도 범행 발생과 동시에 행적을 감추었고 피해자의 휴대폰 문자 내용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한 정황이 포착돼 설 씨를 피의자로 특정해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또 "김 씨의 남편이 3월 말에 입국하는 사실을 설씨가 알고 있는 상태였고 피해자 김 씨와 금전적 갈등을 겪어왔다는 사실도 범행의 결정적 근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순천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설 씨는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도 어깨가 아프다며 병원을 찾는 등 비교적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설 씨에 대한 범죄사실을 입증해 10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설 씨는 지난 3월26일 오후10시경 순천시 덕월동 모 빌라에서 내연녀인 김모(41·여) 씨와 김씨의 큰아들 배모(21) 씨, 작은아들 이모(8) 군을 흉기로 살해한 뒤 빌라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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