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파주 용미리 묘지 묘역 줄이고 연구-의료시설 세운다

  • 동아일보

납골당 지어 묘역 75% 축소… 서울-파주市 활용방안 합의
“주민 50년 숙원 이제야 풀려”

혐오시설에서 편의시설로… 혐오시설로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돼온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서울시립묘지. 묘역은 납골당이나 수목장으로 전환되어 기존 묘역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다. 남은 토지는 주민친화적 시설로 바뀐다. 파주시 제공
혐오시설에서 편의시설로… 혐오시설로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이 돼온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서울시립묘지. 묘역은 납골당이나 수목장으로 전환되어 기존 묘역의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된다. 남은 토지는 주민친화적 시설로 바뀐다. 파주시 제공
그동안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의 불씨가 돼 왔던 경기 파주시 광탄면 용미리 서울시립묘지 용지에 교육, 연구·의료시설 등을 세우는 데 서울시와 파주시가 합의했다. 1963년 1묘역이 조성된 지 49년 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인재 파주시장은 3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만나 서울시 소유 용미리 시립묘지를 봉안시설로 축소하고 남은 토지에 주민 친화적 시설을 유치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용미리 시립묘지 1, 2묘역(258만 m²)에는 4만7480기의 묘가 안치돼 있다. 서울시는 이곳을 납골당이나 수목장으로 전환하고 기존 묘역의 4분의 1 수준인 66만 m²로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남은 용지(192만 m²)와 인근 임야(135만 m²) 등 327만 m²를 활용해 학교와 병원, 연구소 등의 시설을 유치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파주시는 조만간 ‘시립묘지의 생산적 활용을 위한 개발계획’ 용역을 발주하고 관련 전문가가 참여하는 실무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용미리 시립묘지 주변 마을은 1963년 1묘역이 조성된 후 1973년 2묘역이 추가로 생겨났다. 1993, 1997, 2001년 세 차례에 걸쳐 납골당이 건립되면서 마을 전체가 ‘묘지마을’로 인식돼 왔다. 특히 명절이나 한식 때는 성묘 행렬 때문에 이 일대가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으면서 주민들이 외출조차 못하는 등 불편을 겪어 왔다. 주민의 민원이 잇따르자 파주시도 쓰레기와 오수 문제를 해결하고 교통난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서울시에 건축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지자체 간에 갈등을 빚어왔다.

강신기 용미3리 이장(51)은 “주민들이 50년 동안 각종 불편을 겪어 왔는데 이번 합의로 주민들의 숙원이 조금이나마 이뤄져 기쁘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사건사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