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는 전통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선거구다. 소선거구제가 시행된 13대 총선 이후 15대를 제외하고는 야당이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이 지역은 호남 출신 유권자 표심이 전체 판세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1970년대부터 감귤농사가 확대되면서 부족한 노동력이 대부분 호남지역에서 충원됐다. 유권자 12만여 명 가운데 2만여 명이 호남 출신으로 추정되고 있다.
재선 현역인 민주통합당 김재윤 후보는 야권성향과 함께 이들 호남 출신 유권자의 몰표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나선 문대림 후보도 제주도의회 의원 당시 호남향우회에 공을 들인 만큼 호남 지지세 결집을 자신하고 있다.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는 야권 성향 유권자의 분산을 틈타 보수 진영 결집을 유도하며 세를 넓히고 있다.
판세는 현역이 앞서는 구도다. 제주지역 6개 언론사가 지난달 19∼21일 실시한 공동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38.3%로 문 후보(26.8%)와 강 후보(19%)를 여유 있게 앞섰다. 제주CBS가 지난달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는 33.7%로 문 후보(19.8%)와 강 후보(16.2%)를 비슷하게 앞섰다. 김 후보와 강 후보는 서귀포시 동부지역에서, 문 후보는 서부지역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학연(學緣). 서귀포시 지역은 서귀포고, 남주고 출신 동문들이 핵심 세력이다. 문 후보가 남주고 출신인 고창후 전 서귀포시장과 함께 연합전선을 형성해 서귀포고 출신인 김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오현고 출신인 강 후보는 학연보다는 농업전문가임을 내세워 감귤 농민과 보수층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후보들은 제주 해군기지에 대한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 김 후보는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특별위원회를 구성한 뒤 도민의견을 수렴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문 후보는 “주민동의와 적법한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며 재검토를 주장했다. 강 후보는 “공사를 예정대로 추진하면서 강정마을 발전과 화합을 위해 국비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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