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나들이철 제부도는 휴업중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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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 입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주민 100여 명이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부도비상대책위원회 제공
27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 입구에서 열린 집회에서 주민 100여 명이 “생존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부도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서해안의 대표적 관광지 중 한 곳인 경기 화성시 서신면 제부도에 요즘 관광객 발길이 줄고 있다. 매년 3월이면 조개구이 바지락칼국수뿐 아니라 주꾸미 등 제철 해산물 덕택에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던 것과는 딴판이다.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던 펜션이나 횟집의 네온사인도 대부분 기약없이 꺼진 상태다. 그 대신 섬 곳곳에는 전에 없던 현수막이 걸렸고 연일 확성기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제부도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 화성시는 같은 해 10월 제부도 내 각종 불법 건축물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시작했다. 27일 현재까지 131곳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에는 펜션 모텔 등 숙박업소가 56곳에 이르고 일반음식점이나 소매점도 66곳에 이른다. 화성시는 숙박시설 15곳을 고발하고 나머지 시설에 대해서는 원상복구 명령 등의 조치를 내렸다.

제부도는 2002년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고 일반음식점도 증축이 불가능하다. 다만 농어민 지원 차원에서 소규모 민박집들이 양성화된 사례는 있다. 제부도는 밀물과 썰물의 영향으로 하루 2차례 물길이 열리는 특징에다 주변 교통 여건이 좋아지면서 연간 1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관광객이 몰리자 음식점이나 소매점으로 허가를 받은 뒤 펜션 등으로 불법 용도변경하는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주민과 업주들은 “날벼락을 맞았다”고 주장한다.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10년 동안 잠잠하다가 뒤늦게 단속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업주들 가운데에는 퇴직금과 대출까지 받아 10억 원을 투자한 사람이 있고 횟집 등 식당을 임차해 주말 관광객을 상대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있다. 이들은 22일 제부도 입구에서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섬 입구가 막혀 제부도를 찾은 일부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24일에는 숙박업소를 비롯해 전체 영업장이 파업을 결의했다. 27일 2차 집회를 연 데 이어 28일에는 화성시청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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