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제주서 유행성출혈열 신종 바이러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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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의대-日연구진 발견
사망률 5%… 백신 맞아야

제주도에서 신종 유행성 출혈열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육지에서 떨어진 국내 섬지역에서 유행성 출혈열 바이러스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팀은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와 함께 제주도에서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타바이러스의 신종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진은 2006년 10월부터 2010년 9월까지 4년간 제주도 전역에서 ‘작은땃쥐’ 51마리를 채집해 간과 폐 조직을 검사했다. 유전자 분석 결과 8마리의 조직에서 한타바이러스속(屬)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제주바이러스’라고 이름을 붙였다.

송 교수팀은 2009년 휴전선 인근 임진강에 사는 ‘우수리땃쥐’에서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임진바이러스’를 발견한 적이 있다. 제주바이러스는 이와 다른 신종이다.

이 바이러스들은 작은땃쥐나 등줄쥐 같은 들쥐의 몸속에 살다가 배설물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공기 중에 떠돌다 사람의 호흡기로 전달되면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난해 11월 제주에서는 유행성 출혈열 환자가 처음으로 발생했는데 연구팀은 이 환자가 이 바이러스 때문인지 확인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500명가량이 유행성 출혈열에 걸리는데 사망률이 5%에 달해 ‘3군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송 교수는 “유행성 출혈열 환자와 관련 바이러스가 확인된 만큼 제주지역 보건의료 관계자들은 관심을 갖고 대책 마련에 고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이러스학 분야의 권위지 ‘바이러스학(Virology)’ 3월 15일자에 소개된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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