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OO엄마가 왔다가면 반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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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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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친구집 7곳서 절도행각
8개월 동안 1200만원대 슬쩍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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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엄마 잠시만, 방에서 전화 좀 할게.” 지난해 8월 대구에 사는 주부 김모 씨(37)는 차를 마시자며 초등생 아들의 친구 어머니를 찾았다. 거실에 있던 김 씨는 급한 전화를 거는 척하면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반지와 귀고리를 훔치기 위해서였다. 대구동부경찰서는 이런 방식으로 8개월 동안 1200만 원 상당의 반지 등을 훔친 김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훔친 물건을 구입한 동네 금은방 주인 2명도 입건했다.

김 씨의 절도행각은 2010년 성탄절에 시작됐다. 아들의 친구 집에서 몇몇 학부모들이 “재미있게 크리스마스를 보내자”며 모였다. 형편이 어렵던 김 씨는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세면대 위에 있던 300만 원가량의 다이아몬드반지 1개와 금반지를 슬쩍했다. 김 씨는 검거될 때까지 아들 친구 7명의 집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반지 등을 훔쳤다. 이사 온 집에는 “집 구경 좀 하자”며 들어가 구석구석 살피면서 반지를 찾았다.

학부모 사이에 “△△ 엄마가 왔다 가면 반지가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나돌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훔친 반지를 금은방에 팔고 나오다 붙잡힌 김 씨는 “화물차 운전을 하는 남편의 벌이가 시원찮아 생활비를 마련하고 싶어 금반지에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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