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유혹하는 13억 명품시계 누가 사나 봤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1일 03시 00분


불황 모르는 인기…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2층 특화층 꾸며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2층의 시계 보석 매장은 다음 달 말 전 층이 명품시계만 판매하는 특화층으로 바뀐다. 롯데백화점 제공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2층의 시계 보석 매장은 다음 달 말 전 층이 명품시계만 판매하는 특화층으로 바뀐다.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서울 중구 소공동 본점 명품 전문관인 에비뉴엘의 2층 전부가 다음 달 명품시계 특화 층으로 바뀐다. 백화점업계에서 1개 층 전체를 시계 매장으로 꾸미는 것은 롯데가 처음이다.

최근 서울시내 한 백화점에서 13억 원짜리 시계가 팔리는 등 고소득 ‘그루밍족(외모를 가꾸는 남성)’을 중심으로 명품시계의 인기가 치솟자 롯데를 비롯한 백화점들이 시계 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10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계와 보석 매장이 입점해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에비뉴엘은 다음 달 말 2층 전체(1650m²)를 명품시계 매장으로만 이뤄진 ‘하이엔드 워치 존’(가칭)으로 바꾼다. 단독 매장을 내는 브랜드는 ‘롤렉스’ ‘IWC’ ‘위블로’ 등 4, 5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롤렉스는 이미 지난해 11월 이곳에 93.2m²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대형 가두매장)를 열었다. 올해 1월 52.1m² 크기의 임시 매장을 낸 ‘브레게’는 3월 정식 매장을 선보인다. 10일에는 다이아몬드 브랜드 ‘드비어스’가 있던 자리에 IWC가 매장을 열었다. 다음 달엔 위블로가 들어온다.

경쟁사들도 시계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현대백화점 서울 압구정 본점에는 지난해 ‘블랑팡’이 매장을 열었고 이달 ‘피아제’가 들어온다. 무역센터점은 9월 시계매장 면적을 231m²에서 660m²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지난해 서울 충무로 본점 시계 편집숍에 ‘예거르쿨트르’ ‘윌리스나르댕’ 등을 들여왔다.

국내 명품시계 시장은 최근 3, 4년 사이에 급속히 커졌다.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에비뉴엘의 명품시계 매출 증가율은 2009년 9.2%에서 2010년 13.7%, 작년에는 24.6%였다.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명품시계 매출 신장률이 30%를 넘었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들은 “이처럼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명품시계 시장은 남성들이 주도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제수준이 높아지고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외모에 적극 투자하는 남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전문가들은 많은 남성 소품 중 유독 시계가 ‘뜨는’ 까닭은 구조가 복잡한 고급 시계가 자동차처럼 남성의 ‘본능’을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은경 시계 전문 칼럼니스트는 “늘 차고 다니는 시계는 손쉽게 사회적 지위를 드러낼 수 있을 뿐 아니라 브랜드의 개성이 뚜렷해 자신의 취향을 고상하게 보여줄 수 있어 남성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