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재원 방안없이… 경기교육청 “내년 고교 무상교육”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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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료 전액 지원 추진”… “與 공약 의식 급조” 지적

경기도교육청이 내년부터 전국 최초로 관내 고교생에게 수업료 전액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실현된다면 사실상 고교 무상교육이 이뤄지는 셈이다. 하지만 연간 6500억 원에 이르는 재원 조달 방안은 구체적으로 마련하지 않은 상태여서 진보 성향인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의 고교 무상교육 공약에 대응하기 위해 급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이성대 기획예산담당관은 “내년 시행을 목표로 도내 모든 공사립고등학교에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도내 고교생 1인당 평균 연간 교육비는 176만3000원. 이 가운데 79%가 수업료(137만2000원), 나머지는 학교운영지원비(29만5000원) 교재비(8만 원) 입학금(1만6000원) 등이다. 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3월까지 고교 수업료 무상화에 필요한 예산과 재원을 정밀 분석하고 6월부터 본격적인 공사립 고교 수업료 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 검토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 담당관은 “고교 연간 1인당 교육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는 것은 고교 무상교육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계획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46만여 명에 이르는 경기도내 고교생의 연간 수업료를 모두 지원하려면 매년 6500억 원이 필요한 만큼 도교육청 자체 예산만으로 사업비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담당관은 “도교육청 재원만 가지고는 고교 무상교육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새누리당에서 고교 무상교육 공약 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의 법개정이나 재정지원이 확대될 경우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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