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음악회야? 졸업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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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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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고교, 딱딱한 형식 벗고 관현악단-군악대 초청 등 축제 탈바꿈

지난해 2월 열린 대전 호수돈여중 졸업식. 모두 원탁의 테이블에 앉아 품위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호수돈여중 제공
지난해 2월 열린 대전 호수돈여중 졸업식. 모두 원탁의 테이블에 앉아 품위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호수돈여중 제공
대전 지역 학교 졸업식이 바뀌고 있다. 딱딱한 의식과 훈화는 뒤로 물러나고 연주와 합창, 댄스가 이어지는 축제 분위기다.

7일 대전 동산고 졸업식은 ‘작은 음악회와 함께하는 졸업식’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계룡대 지원연대 육군 지원대의 모둠북 공연을 시작으로 해군 군악대의 신나는 성악과 합주, 후배들의 합창과 셔플댄스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전매봉중은 9일 졸업식에 ‘멜로디코(Melodico·아름다운 선율)’ 관현악단을 초청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4중주 연주곡 ‘라테츠키 행진곡’ 등을 감상한다.

졸업생은 명실 공히 졸업식의 주인공이 된다. 대전 대신고는 9일 졸업식에서 내빈들이 먼저 식장에 들어와 졸업생들의 입장을 축하한다. 교직원이 맡아왔던 졸업식 사회도 졸업생 대표가 직접 맡는다. 호수돈여중은 8일 졸업식장을 고급 예식장이나 호텔 연회장처럼 원형 테이블과 소파형 의자로 꾸민다. 원형 테이블에 9명의 학생들과 교사 1명이 자리잡고 교사가 준비된 상장과 앨범 등을 졸업생들에게 일일이 나눠 주며 사제 간의 정을 나눈다.

가운이나 사복을 입는 학교도 있다. 대전둔산여고는 총동창회의 도움을 얻어 8일 졸업식에서 교훈인 ‘인, 의, 지’를 상징하는 졸업복과 모자를 졸업생이 착용하기로 했다. 학교에 대한 긍지를 심어주고, 교복을 찢거나 달걀 및 밀가루를 뿌리는 문란한 행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동아마이스터고는 9일 졸업식에 졸업생들이 교복이 아닌 사복을, 그것도 가급적 정장을 입고 오도록 했다. 학교 관계자는 “교복을 입으면 마지막이라는 생각 때문에 훼손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힌다”며 “이미 취업해 사회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도 40%가 넘어 사복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은회 형식의 졸업식도 있다. 대전장대중은 졸업식 주제를 ‘To sir, with Love’(선생님께 사랑을)로 정해 담임선생님 캐리커처 만들기, 졸업 축하 메시지판 만들기, 우리들의 졸업식 현수막 만들기, 피켓 만들기, 선생님 특징 살린 부조 만들기 등의 행사를 연다. 충남중은 졸업식에 앞서 미리 국어시간 등을 통해 학창시절을 보살펴 주신 부모님과 선생님의 은혜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대전지방경찰청은 폭력과 교복훼손 등으로 이어지는 졸업식 파행을 우려해 졸업식이 집중된 7∼10일 1100여 명의 경찰을 학교 주변에 배치하기로 했다. 충남지방경찰청도 졸업식이 집중되는 8∼10일 교육기관, 청소년단체와 함께 예방활동을 하기로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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