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청도 소싸움 열기 다시 뜨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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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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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휴식 끝내고 재개장… 하루 3200여 명 다녀가
기량 따라 등급 세분화… “올해 관객 50만명 유치”

4일 오후 경북 청도군 화양읍 상설소싸움경기장에서 싸움소 두 마리가 서로 뿔을 들이밀며 경기를 펼치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4일 오후 경북 청도군 화양읍 상설소싸움경기장에서 싸움소 두 마리가 서로 뿔을 들이밀며 경기를 펼치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4일 오후 경북 청도군 화양읍 상설소싸움경기장. 지름 31m인 원형경기장 모래밭 한가운데 몸값 2억5000만 원을 자랑하는 최고 싸움소 ‘백두(1020kg)’와 패기 넘치는 ‘화악산(980kg)’이 눈을 부릅뜨고 마주 섰다. 두 싸움소는 앞발로 모래를 차내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삑∼’ 하는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둘은 뿔치기와 목감아돌리기 기술로 공방전을 펼쳤다. 관중들은 “더 받아!” “그렇지” 하며 응원을 보냈다. 경기 시작 6분 무렵 ‘화악산’의 저돌적인 공격을 견디지 못한 ‘백두’가 고개를 돌리며 도망쳤다. 전광판에 경기 결과와 함께 배당률(단식 2.0)이 뜨자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엇갈렸다. ‘화악산’을 찍은 관중은 자신이 건 돈의 2배를 받게 됐다.

부산에서 가족과 함께 온 김장혁 씨(39)는 “쌍둥이 딸(4)이 무서워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우리보다 더 재밌어 했다”며 “1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봄에 또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돈을 걸고 소싸움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청도 상설소싸움경기장이 4일 재개장했다. 이 사업을 운영하는 청도공영사업공사에 따르면 개장 첫날 대구와 부산, 경남 등에서 3200여 명이 찾았다. 공사는 12월 16일까지 매주 토·일요일 각 10경기씩 총 460경기를 진행한다.

공사 측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 체중에 따라 갑·을·병 등 3체급으로만 구분하던 싸움소를 올해부터는 동일 체급에서도 기량에 따라 ‘특선’ ‘우수’ ‘선발’로 나눠 경기를 펼치도록 했다. 싸움소 성적과 기량을 점검해 우수하면 승급시키고 그렇지 않으면 강등하기로 했다. 동일하던 경기 상금과 출전 수당도 차등 지급하고 7, 8월에는 싸움소 챔피언결정전도 벌인다.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해 자전거 대여 서비스는 물론이고 로봇으로 만든 소와 농경문화 체험 등이 가능한 테마파크도 다음 달 문을 연다. 청도 와인터널 용암온천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도 준비 중이다.

박종규 사장(57)은 “올해는 관람객 50만 명 유치가 목표”라며 “소싸움은 우리 전통 민속놀이일 뿐 아니라 무료입장인 만큼 부담 없이 즐겨 달라”고 말했다.

한편 관람객은 한 경기와 연속 2경기 승패와 무승부, 여기에다 승리 시점을 맞히는 4가지 방식에 돈을 걸 수 있다. 베팅 금액은 경기당 최소 100원에서 최고 10만 원까지, 하루 최대 100만 원이다. 청도 소싸움경기장에는 지난해 개장 이후 3개월간 11만여 명이 다녀갔으며 매출액은 16억5800여만 원을 기록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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