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다 ‘얼었다’… 전국 곳곳 한파기록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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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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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초등교 휴교-단축수업… 軍 야외훈련도 중단
내일부터 다소 풀릴 듯

“송아지도 얼어버릴라…” 2일 서울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7.1도로 떨어지는 등 55년 만의 한파(2월 기온 기준)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경기 파주시 탄현면 오금리 농장에서 관계자들이 태어난 지 20일 된 송아지를 추위에서 보호하기 위해 모포로 옷을 만들어 입히고 있다. 파주=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송아지도 얼어버릴라…” 2일 서울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7.1도로 떨어지는 등 55년 만의 한파(2월 기온 기준)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경기 파주시 탄현면 오금리 농장에서 관계자들이 태어난 지 20일 된 송아지를 추위에서 보호하기 위해 모포로 옷을 만들어 입히고 있다. 파주=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2일 전국을 강타한 55년 만의 한파로 각종 동파사고와 비행기 결항이 잇따랐다. 초등학교도 휴교를 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한파가 절정을 이룬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2월 최저기온 기록이 깨졌다.

○ 서울 영하 17.1도, 철원 영하 24.6도… 절정의 추위


기상청은 “2일 서울지역 아침 최저기온(영하 17.1도)은 2월 기온으로는 1957년 2월 11일(영하 17.3도) 이후 55년 만에 가장 낮았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충북 보은은 이날 최저기온이 영하 21.9도로 1977년 2월 17일(영하 21.7도) 이후 35년 만에 가장 추웠다. 경북 의성도 이날 영하 20.9도로 35년 만에 가장 기온이 낮았다. 강원 철원은 1일 최저기온이 영하 21.7도로 1988년 기상 관측 이래 24년 만에 가장 낮았지만 하루 만인 2일 영하 24.6도로 기록을 경신했다. 문산 영하 20.6도, 제천 영하 23.8도, 태백 영하 20.3도, 영월 영하 21.5도, 봉화 영하 20.1도 등 전국 25곳에서 2월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 치웠다. 기상청 관계자는 “바람도 많이 불어 체감온도는 3∼5도 더 떨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파로 곳곳에서 수도계량기가 터지고 자동차 고장신고가 발생했다. 1일 밤부터 2일 오후 5시까지 접수된 서울시내 수도계량기 동파 신고는 1203건. 서울시 측은 “이번 겨울 들어 가장 많은 하루 동파 건수”라며 “올겨울 전체 누적 동파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일 오전 대전에서는 추운 날씨로 배터리 기능이 떨어져 멈춰 선 차량 운전자 20여 명이 카센터 등에 긴급출동을 요청했다. 항공기와 여객선 결항도 있었다. 이날 오전 7시 제주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김포행 대한항공 KE1200편이 폭설로 운항이 취소됐다. 충남 서해안 지역 섬을 연결하는 7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됐다.

휴교를 하는 초등학교와 유치원도 많았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초등학교 593곳 중 54곳(9%)이 이날 임시휴업을 했다. 140곳(24%)은 등교 시간을 오전 10∼11시로 늦추고 단축수업을 했다. 유치원도 937곳 가운데 66곳(7%)은 임시 휴업을, 13곳(1%)은 단축 수업을 했다. 군부대에도 야외훈련을 중단하라는 방침이 내려졌다.

○ “4일이면 입춘인데…. 왜 추울까?”


이번 한파는 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대전 영하 13도, 인천 영하 11도, 수원 영하 14도, 문산 춘천 영하 19도, 대구 영하 12도, 전주 영하 11도, 광주 부산 영하 8도 등이다. 4일부터 아침기온이 서울 인천 영하 4도, 대전 영하 7도 등으로 다소 오른 후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이날 한파가 심해지자 “4일이면 ‘입춘(立春)’인데도 너무 춥다”는 시민이 적지 않았다. 기상청 김회철 통보관은 “기상학적으로는 하루 평균기온을 계산해 계절을 구분한다”며 “하루 평균기온이 5도 이상으로 올라가야 봄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 봄이 오려면 한 달 이상 남았다”고 말했다. 실제 1981∼2010년 입춘 날 평균기온은 영하 1.5도에 불과했다. 서울 평균기온이 영상 5도를 넘어서는 날은 3월 10일 이후라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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