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경력 5급 사무관 합격자들 “경력 톡톡 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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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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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위성 만들다가… 기상예보 분석, 신경외과 운영하다… 징병검사 담당
■ 첫 통합공채 93명 최종선발

민간경력자들이 31일 5급 일괄채용 합격자로 대거 등용됐다. 기상위성 개발을 하다 기상청 예보에 참여하게 된 김해연 씨(왼쪽 사진의 왼쪽)와 민간 외교관에서 진짜 외교관이 된 아랍어권 지역외교 분야의 이길재 씨(오른쪽 사진). 행정안전부 제공
민간경력자들이 31일 5급 일괄채용 합격자로 대거 등용됐다. 기상위성 개발을 하다 기상청 예보에 참여하게 된 김해연 씨(왼쪽 사진의 왼쪽)와 민간 외교관에서 진짜 외교관이 된 아랍어권 지역외교 분야의 이길재 씨(오른쪽 사진). 행정안전부 제공
“20년 경험을 살려 공정하게 징병 검사를 하겠습니다.”

충남 부여에서 ‘서울신경외과’를 운영하던 김영일 씨(56). 올해 처음 시행된 민간경력자 5급 사무관 일괄 채용시험 합격자 93명 가운데 최고령이다. 남들은 일손을 놓기 시작할 무렵에 5급 사무관으로 ‘인생 2막’을 연다. 앞으로 중앙신체검사소에서 징병검사를 담당할 예정이다. 1년에 2000건가량 접수되는 재검이 김 씨의 일이다.

이번 시험은 지난해 7월 원서접수 당시 3313명이 응시해 평균 32.5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차 필기시험(공직적격성평가)에서 3분의 1만 살아남았을 정도로 쉽지 않은 시험이다. 김 씨는 두 달간 밤을 새워 5년간 행정고시 기출문제를 모두 푼 뒤 합격했다.

김 씨는 퇴행성 척추질환 및 뇌질환이 전문 분야. 진단 경험이 쌓인 만큼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20대 군의관들과 함께 일하게 된 것에 대해서도 그는 “까마득한 후배지만 노하우는 공유하고 최신 지식은 배우면서 지내겠다.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연예인이 많이 앓는 질병으로 유명해진 ‘공황장애’처럼 새롭게 등장하는 현대인의 질병을 징병검사 기준에 반영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민간경력자 5급 일괄채용 합격자 60개 직렬 93명의 명단을 31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gosi.go.kr)에 발표한다.

이번 합격자 평균 연령은 36.2세로 지난해 5급 공채 행정직 합격자 평균 연령(26.7세)보다 열 살가량 높다. 연령별로 보면 30대가 75.3%로 가장 많았고 40대(18.3%), 20대(5.4%), 50대(1%) 순이었다.

평균 경력은 8.3년이었다. 5∼10년이 43%를 차지했고 10년 이상과 5년 미만이 각각 33.3%, 23.7%였다.

화제의 합격자도 다수 배출됐다. 해사 안전정책 분야 합격자 최은진 씨(36·여)는 현대상선에서 6년 8개월 동안 대형 상선을 탔다. 국내 2호 여성 1등항해사이고 국내 첫 여성 선박검사원 기록도 있다.

민간 외교관에서 진짜 외교관으로 변신한 이길재 씨(35)도 있다. 한화건설에서 근무하며 중동지역 건설 현장을 누빈 이 씨는 아랍어권 지역외교 분야에서 일하게 됐다.

기상예측 및 예보기술 분야 합격자 김해연 씨(31·여)는 2005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근무하며 대한민국 최초의 다목적 정지궤도 천리안 개발에 참여했다. 이제는 기상청에서 천리안이 보내온 우주기상정보를 활용해 기상 예보를 하게 된다. KAIST 재학 시절 벤처업계에 뛰어들어 NHN, 네오위즈, 엔씨소프트 등 인터넷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두연 씨(38)는 중소기업 정책 분야에 합격했다.

합격자들은 4월부터 2011년도 5급 공채 합격자들과 함께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기본 소양교육을 10주간 받고 현업에 배치된다. 올해 민간경력자 일괄채용 시험 공고는 3월 30일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게재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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