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女공무원 되려면 경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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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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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여직원 400명 ‘경쟁력 강화’ 1박2일 교육… 여성 특별승진제도 강화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가 여성정책관 신설 등 ‘여성공무원 파워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인선 경북도 정무부지사가 여성정책관 신설 등 ‘여성공무원 파워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어느 정도 배려는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여성 배려는 시대착오적이다.” 경북도가 여직원의 사기를 높인다는 취지로 ‘여성공무원 파워업’ 계획을 대대적으로 추진하자 남녀 직원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인사와 보직이 남성 위주로 돌아간다는 게 여성 직원들의 생각인 반면 오히려 역차별이 생기고 있다는 게 남성 직원들의 걱정이다.

경북도는 26, 27일 경주에서 도청 여직원 400여 명을 대상으로 파워업(동력을 높임) 합숙교육을 한다. 파워업 정책을 설명하고 여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다. 경북도가 25일 ‘여성공무원의 고위직 진출 기반 조성과 경쟁력을 위한 파워업’ 정책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주요 내용은 현행 여성청소년가족과장을 3월부터 국장급인 여성정책관으로 높여 여성정책과 양성평등, 건강가정, 여성일자리, 보육 분야를 총괄하도록 할 계획이다. 여성 특별승진제를 강화해 승진 후보자 중 10% 안에서 여성을 우대하며 매년 MVP 공무원 선발에도 여성공무원 분야를 별도로 시상하기로 했다. 현재 경북도청의 여직원은 전체 2162명(소방직 2650명 제외) 중 479명(22.2%)이다.

이 정책은 이인선 정무부지사가 추진단장을 맡고 인사 및 근무평가를 담당하는 자치행정과와 인재양성과를 중심으로 추진한다. 여성이 드물었던 기획 예산 감사 투자유치 일자리창출 분야 등에도 여직원을 적극 배치할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첫 여성부지사로 취임한 이 부지사는 “남녀 차이 없이 능력과 실력에 따라 근무평가와 인사, 보직이 이뤄져야 바람직하다”며 “이 정책이 도정 역량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 직원 사이에는 “여직원들이 마치 차별이라도 받는 것처럼 비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한 7급 직원은 “지금은 여직원 비율이 낮지만 머지않아 남성을 추월할 것”이라며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혜택을 받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도내 한 지자체의 경우 9급 직원 공채 합격자 10명이 모두 여성이어서 남성을 1명 추가 채용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경북의 7, 9급 공채 합격자의 절반가량이 여성이다.

여직원의 사기 진작이 남성 직원의 사기 저하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임동혁 경북도청공무원노조사무총장(차기 위원장)은 “여직원이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런 정책이 자칫 남성 직원의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회 균등을 넘어 우대나 특혜로 남성 차별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경북도청 여성공무원 현황


◇일반직: 331명(전체 1707명 중 19.4%)
-5급 이상: 15명(전체 484명 중 3.1%)
-6급: 150명(전체 709명 중 21.2%)
-7급 이하: 166명(전체 514명 중 32.3%)

◇별정·계약·기능직: 148명(전체 455명 중 32.5%)

◇연령 분포
-46세 이상: 91명(전체 1031명 중 8.8%)
-45세 이하: 241명(전체 808명 중 29.8%)
-35세 이하: 147명(전체 323명 중 45.5%)

자료: 경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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