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보험사기’ 강남 버전?… 환자에 ‘무료진료 마일리지’ 주고 보험료 부당 청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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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챙긴 한의사 적발… 적극 가담 환자 20명 입건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마일리지’로 환자들을 유혹해 수년간 억대 보험금을 챙긴 한의원 원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마일리지를 쌓으면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보험사기에 적극 가담한 환자 수십 명도 함께 입건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강남구 대치동 A한의원에서 200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보험금 1억5000만 원을 부당하게 타낸 혐의(사기)로 원장 B 씨(39)를 입건하고 청구금액이 300만 원에 이르는 환자 20여 명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 씨는 본인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환자에게 무료로 물리치료나 보약을 받을 수 있는 마일리지를 주고 이들에게서 본인이나 가족의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진료도 하지 않은 채 진료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험사의 눈을 피하려고 환자 가족과 지인의 명의를 돌려가며 보험금을 청구하기도 했다.

환자들은 ‘공짜’ 마일리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가족이나 지인의 개인정보를 병원에 제공했다. 경찰은 환자 명부에 적힌 7500명 중 수백 명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청구내용과 진료·처방 기록, 간호일지를 대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원 태백시 보험사기가 생활고에 시달린 주민들의 생계형 범죄였다면 이번 사건은 ‘마일리지’ 욕심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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