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개학후 기말고사 추진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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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내내 공부 지쳤는데… 방학 때도 시험공부만 하라고?

인천시교육청이 여름과 겨울방학이 끝난 뒤 곧바로 기말고사를 치르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학사일정 선진화 계획’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노현경 인천시의회 의원은 “개학과 동시에 정기고사를 치르는 학사일정을 추진하는 것은 인천이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는 방학기간에 학생을 학교에 붙잡아 두기 위한 졸속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인천시교육청이 주 5일 수업제 전면 실시에 따른 계층별 교육격차를 해소하고 학생의 소질에 따른 적성 계발을 지원하기 위해 학사일정 선진화 계획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여름과 겨울방학 기간에 공교육 지원이 부족해 자칫 벌어질 수 있는 소득 계층별 학력 격차와 학부모의 학습 선택권 제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학사일정 선진화 계획을 추진하기 위해 누구나 공감하는 인천 교육의 현실을 보여주는 자료를 공개하지 못한 채 ‘학습 선택권 보장 조례’ 시행 이후 떨어지고 있는 방과후 학교 참여율을 높이려고 추진하는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학습 선택권 보장 조례는 정규 교육과정 외 학습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자율 선택을 보장하는 조례이다.

시교육청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17일 학습 선택권 보장 조례 시행 이후 11월 1일 기준으로 초등생은 11.1%, 중학생은 14.9%, 고등학생은 18.6%가 감소하는 등 방과후 학교 참여비율이 줄고 있다. 하지만 방과후 수업 참가 학생이 줄고 있는데도 학생들이 학원에 가는지, 집에서 공부를 하는지 등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못했다.

다만 정규 교육과정 외 학습 선택권을 보장하는 조례 시행 이후 학교의 학생 지원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와, 방과후 학교 및 자율학습을 운영하는 학교와 시간이 감소하고 있어 학사일정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시교육청은 교육정책국장을 협의회장으로 하는 학사일정 선진화 추진협의회를 구성했다. 4∼6일에는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올해 1·2학기 기말고사 예정 일시와 학사일정 선진화를 추진할 때 예상되는 애로사항을 조사했다. 4월까지 실태 조사와 추진협의회 개최, 고입 일정 조정, 학업성적 관리규정 개정 등을 거칠 계획이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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