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강사였던 테탸나 히미온은 22일 현재 우크라이나 군 저격수로 복무 중이다.(왼쪽) 건장한 청년이었던 루슬란 크니시는 러시아의 무인기 공격으로 팔다리를 모두 잃었다. 키이우=AP 뉴시스
2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4년을 맞은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이 전쟁 전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하며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했다.
우크라이나 군 저격수로 복무 중인 테타냐 히미온(47)은 이달 22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공원에서 AP통신과 만났다. 올리브색 군복을 입은 그는 눈이 쌓인 숲을 배경으로 그루터기에 앉아 장총을 든 모습이다. 백금발의 곱슬머리는 푸석푸석하다. 그는 댄서 시절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테타냐는 6세 시절부터 사교댄스를 배웠다. 성인이 된 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슬로비안스크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쳤다. 국제 대회에서 심판을 맡기도 했다.
그러나 전쟁 발발 후 삶이 바뀌었다. 테타냐의 남편은 즉시 입대했고, 테타냐 역시 자원입대를 결심했다. 그는 “남편이 만류했지만 한번 정한 마음을 바꿀 순 없었다”고 전했다.
테타냐는 유럽에서 훈련받고 여러 부대를 거쳐 전투 임무에 배치됐다. 다만 그는 다 큰 두 아들만큼은 참전하지 않길 바란다고 털어놨다.
참전 용사인 루슬란 크니시(20)는 전쟁이 시작된 날 새벽 도네츠크 셀리도베 지역에 있는 주거지 베란다에서 바라본 하늘이 어둡고 불안해 보였다고 회상했다. 당시 16세였던 그는 “무방비 상태였고 무력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24년 2월 우크라이나 군에 입대 신청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팔과 다리를 잃었다.
루슬란은 이달 22일 키이우 한 병원에서 AP통신에 사지를 잃기 전 찍은 사진을 전달했다. 사진 속 그는 고양이 한 마리를 어깨 위에 둔 채 건강한 모습이다.
루슬란은 의족을 제작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 때가 있다. 삶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면서도 “어쩌면 운명이 나름의 계획을 갖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콜센터에서 근무했던 이반 흐멜니츠키는 구조 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키이우=AP 뉴시스 현재 구조 대원으로 활동 중인 이반 흐멜니츠키(25)는 과거 우편 서비스 회사에서 고객 전화 상담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전쟁이 발발한 2022년 2월 24일 새벽 잠든 상태여서 폭발음을 듣지 못했다. 아침에 일어나 업무용 시스템에 로그인했으나 본인 외에 아무도 접속하지 않았다.
러시아의 침공을 알게 된 이반은 자원입대하려 했으나 군사 훈련이 부족해 거절당했다. 몇 달 후 구조 대원으로 일하게 됐다. 후드티를 입고 회사에 다니던 그는 이제 구조대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이반은 주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긴급 구조대 소속 대원으로 근무 중이다. 처음에는 불안정한 잔해 위에 발을 디디는 것조차 두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단련됐다고 한다.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베개 밑에 휴대전화를 놓고 잠을 청한다. 그는 “가장 힘든 건 이런 상황이 일상이 된다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지쳤지만, 버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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