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前 KBS 사장 무죄 확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2일 10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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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분쟁 도중 법원의 조정에 응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재판을 받아온 정연주 전 KBS 사장(66)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회사 이익에 반하는 불합리한 내용의 조정을 무리하게 추진해 회사에 손해를 입혔다는 공소사실이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KBS에 더 유리한 내용으로 조정안을 관철하지 못한 것이 배임에 해당한다는 예비 공소사실도 무죄로 판단했다.

정 전 사장은 지난 2005년 KBS가 국세청을 상대로 수년간 벌여온 법인세 부과 취소 소송에서 승소가 예상됨에도 조정 권고를 받아들여 556억원을 환급받고 소송을 취하했다.

검찰은 경영난으로 인한 적자를 메우기 위해 소송을 포기함으로써 KBS에 1892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2008년 정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1,2심은 "끝까지 소송을 이어가 회사 이익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임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도 이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검찰이 일종의 경영행위를 문제삼아 무리한 기소를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선고 직후 "사회 정의를 위해 일해야 하는 검찰이 정치권력을 위해 복무하고 봉사한 것"이라며 "정치검찰의 행태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사검사를 비롯해 국세청, 감사원, KBS 이사회 등은 나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해임도 무효화 돼야한다. 추후 조치를 변호인단과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정 전 사장은 2008년 부실경영 등을 이유로 한 감사원의 해임 요구에 따라 이사회를 거쳐 해임됐으며 행정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해임무효 판결을 받고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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