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 중학생 자살 사건, 가해자 1명 추가 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6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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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관련 가정 모두에 케어팀 파견

'물고문' 등 동급생 2명의 괴롭힘과 학대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 수성경찰서는 26일 숨진 A군(14)의 유서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높은 또다른 학생 1명을 추가로 수사 중이다.

경찰은 A군이 사는 아파트 CCTV 등을 분석하던 중 이 학생이 가해학생 2명과 함께 수시로 아파트 출입을 한 점과 이 학생이 A군 등과 인터넷 게임을 자주 했던 점 등을 감안해 이 학생이 폭행에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경찰은 가해 학생 2명이 지난 16일과 19일 오후 각각 A군의 아파트를 제 집 드나들듯이 드나드는 장면이 포착된 CCTV 화면을 입수해 분석 중이다.

이 화면은 가해 학생들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유유히 A군의 아파트로 들어가고 A군은 머리를 숙이거나 어두운 표정으로 이들 뒤를 따르는 장면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번 사건의 피해자 가정은 물론이고 피의자 가정에도 심리 상담 전문 요원을 파견키로 했다.

경찰은 가해 학생 2명이 모두 미성년자들로 이번 사건이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상태에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 가정과 피해자 가정 모두에 지방경찰청 직속으로 범죄 피해자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경찰관들로 구성된 `케어(CARE:Crisis-intervention, Assistance & Response)팀'을 파견, 일단 이들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당초 경찰은 피의자 2명이 A군을 상대로 '물고문'을 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누가 이 같은 행위를 주도했는지 등에 대한 진술이 엇갈리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도 실시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이들의 심리상태가 극도의 불안 상태를 보이고 있어 조사를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대신 A군이 살던 아파트 CCTV와 A군의 컴퓨터 사용 내역, 게임 아이템 구매 내역, A군이 피의자들과 주고받은 전화통화 및 문자 내역 등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한편 A군의 가족들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면서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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