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이 사람]“中어선 제압 5분은 고립무원 긴장의 순간”

  • 동아일보

故 이청호 경사와 특전사 동기인 신승용 서해지방해경 특공대 전술2반장

“불법조업 중국 선원들을 제압하는 5분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모든 것이 느리게 지나갑니다. 극도로 긴장하지만 해양주권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각오로 마음을 다잡습니다.”

신승용 서해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 전술2반장(41·경사·사진)은 15일 “높은 파도를 이겨가며 해상에서 펼치는 불법조업 중국 어선 단속은 변수가 너무 많아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반장은 12년째 특공대에서 활동하는 베테랑 중 한 명이다. 특공대는 대테러 업무를 주로 하지만 최근에는 불법조업 중국 어선 단속에도 나선다.

해경의 불법조업 중국 어선 나포작전은 1500t, 3000t급 경비함과 고속단정 2척이 참여한다. 무허가 불법어선이라는 것이 확인되면 500여 m 떨어진 지점까지 경비함 등으로 접근한 뒤 고속단정을 바다에 내린다. 고속단정에는 팀장을 비롯해 8명이 타지만 조타수 등을 제외하면 어선에 올라탈 수 있는 인원은 6명에 불과하다. 진압·보호장비로 무장한 대원들은 중국 선원들이 극렬하게 저항할 경우 섬광탄 등을 사용한다. 중국 어선에 올라간 대원들이 선원들을 제압하기까지 5분은 모함인 경비함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고립무원의 상황이다. 신 반장은 “경비함장의 무선지휘를 받지만 돌발 상황에 스스로 대처해야 한다”며 “이에 대비하게 위해 늘 육체적 정신적 무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반장은 불법조업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 흉기에 찔려 순직한 이청호 경사(40)와는 특전사 입대 동기다. 신 반장처럼 중국 어선 단속, 대테러, 인명구조 업무를 맡고 있는 해경 전체 직원은 370명 정도. 대부분 특전사, 해병대, 해군 해난구조대(SSU), 특수전여단 수중파괴대(UDT) 출신이다. 최강의 사나이들답게 불법조업 중국어선 선원들이 난동을 부리더라도 가능한 한 총기 사용을 자제해 왔다. 신 반장은 “대원들이 자신의 안전을 지키는 것이 전체 팀원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생각으로 몸을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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