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KAIST 3학년 김요섭 씨… “몸던져 시민 구한 당신은 우리의 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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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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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귀갓길 수원역서 싸움 말리다 흉기 찔려 부상
서남표 총장, 병실찾아 격려

5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수정형외과에 입원한 KAIST 3학년 김요섭 씨(오른쪽)와 병문안을 위해 방문한 서남표 총장(왼쪽)이 환하게 웃고 있다. KAIST 제공
5일 오후 경기 수원시의 수정형외과에 입원한 KAIST 3학년 김요섭 씨(오른쪽)와 병문안을 위해 방문한 서남표 총장(왼쪽)이 환하게 웃고 있다. KAIST 제공
“시민의 생명을 구한 선행에 KAIST 전 구성원을 대표해 고마움을 전합니다.”

5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동 수 정형외과 409호 병실. KAIST 서남표 총장이 위로의 말을 건네자 신소재공학과 3학년 김요섭 씨(22)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해했다. 서 총장은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고 안타까웠지만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짓는 것을 직접 보니 맘이 놓인다”며 “빨리 쾌유해 사회에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 자랑스러운 인재로 큰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손가락 신경이 끊어지는 부상을 당한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앞이 캄캄했지만 열심히 재활 훈련을 해 회복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마음으로 재활 노력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김 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10시경 군 입대를 위한 신체검사를 마치고 용인의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수원역을 지나던 중 싸움을 말리다 부상을 당했다. 싸움은 20대 초반의 연인과 40대 중반의 남자가 길을 지나다 사소한 문제로 언쟁이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말싸움은 김 씨가 만류하는 사이 금세 주먹다짐으로 번졌고 급기야 40대 남자가 흉기를 꺼내 들어 험악한 상황으로 변했다. 김 씨는 “흉기를 보자 우선 막아야 한다는 생각 외에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고 손을 다친 사실도 나중에야 알았다”며 “이 남자는 뒤에 길을 지나던 다른 사람이 제압해 경찰에 넘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의 부상 사실은 내년 1월 초부터 예정된 8개월 동안의 싱가포르국립대학 교환학생 연수를 포기할지 고민하는 내용을 KAIST 온라인 학생 게시판에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랑 용서 감사’라는 그의 글은 6일 현재 5000건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을 뿐 아니라 “용기 있는 행동에 존경을 보낸다” 등의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KAIST는 형사사건의 제3자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에 일부 치료비와 격려금을 지원하고 퇴원한 뒤에는 교내 KAIST 클리닉에서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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