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박원순 지난달 극비 회동… 朴 “신당 바람직하지 않다”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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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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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 박원순
안철수 / 박원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비밀리에 만나 신당을 창당하지 말라고 조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람의 모임은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하지 않겠다고 1일 밝히기 나흘 전인 지난달 27일 이뤄져 박 시장의 조언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류경기 서울시 대변인은 6일 “박 시장은 ‘신당 창당 등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는 등 자신의 정치적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다”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움을 준 데 대한 감사의 인사 자리였다”고 밝혔다.

박 시장이 안 원장에게 신당 창당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자신의 정치적 경험’을 언급한 것은 정당 후보가 아니더라도 선거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지지를 얻기는 했지만 바닥권의 지지율을 보이던 당시 박 후보가 ‘안철수 효과’에 힘입어 단숨에 당선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

정당의 간판보다는 안 원장 개인이 갖고 있는 장점이 실제 투표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한 것을 경험한 박 시장이 이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정당의 불필요성을 강조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 시장은 지난달 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도 “제3 정당의 성공 가능성은 낮다”며 “안 교수가 그 길(신당 창당)로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시장이 자신의 선거 과정에서 야당의 지지 효과와 ‘안철수 효과’를 비교 설명하며 ‘정당 간판’의 불필요성을 역설했다면 안 교수가 1일 공개적으로 신당을 창당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정당 정치에 부정적인 두 사람이 정치적 동반자 관계를 공고히 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발표된 내용 이외에는 어떠한 내용도 파악되지 않아 공개할 내용이 없고,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안 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안 원장에게 감사의 인사를 할 계획이다’고 밝혀왔지만 정작 실제 만남은 철저히 비공개에 부쳤다. 회동의 내용에 대해서도 ‘안 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과도한 비밀주의라는 단순한 해석도 있지만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고도의 정치적 행동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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