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李권한대행은 왜 郭교육감 면회 안 갑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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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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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大’ 서울시의회 교육위, 서울교육청 행정사무감사서 이대영 권한대행에 날선 질의
‘곽 교육감 정책유지’ 요구도



동아일보 DB교육복지부 최예나 기자
동아일보 DB
교육복지부 최예나 기자
“묻겠습니다. 이대영 부교육감은 곽노현 교육감의 직무대행입니까, 권한대행입니까?”(무소속 최홍이 의원)

“안 계시지만 현재 교육감은 곽노현 아닙니까. 교육감 면회 왜 안 하셨습니까. 꼭 하시기 바랍니다.”(무소속 최보선 의원)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서울시의회의 행정사무감사가 21일 시작됐다. 원래는 공보담당관 감사담당관 총무과 기획조정실을 대상으로 질의하는 날이지만 진보 성향의 의원들은 이 권한대행에게 날선 질문을 이어갔다.

시의회 교육위원회(15명)는 민주당 소속 6명 등 진보성향 의원이 절대 다수다. 한나라당 소속은 1명이다. 의원들은 이 권한대행에게 곽 교육감의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라고 주문했다.

최홍이 의원은 “무상급식 학생인권조례 고교선택제 등 서울교육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길 바란다”고 입을 열었다. 다른 의원들의 발언도 질의라기보다는 요구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곽 교육감의 정책을 대신하는 분이시죠? 그럼 곽 교육감이 직을 상실하기 전까지 부교육감님은 교육감의 정책을 수행하는 게 맞죠? 곽 교육감의 정책이 압축된 서울교육 지표(소통하고 배려하는 창의적인 민주시민 육성)를 유념해 주세요.”(민주당 김종욱 의원)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거라면 취임 때 현충원이 아닌 면회를 먼저 가셔야죠. 대행은 대행일 뿐입니다. 곽 교육감의 의지에 반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무소속 김형태 의원)

이야기가 여기까지 오자 한학수 의원(무소속)이 갑자기 “국가의 부름을 받고 온 건데, 자꾸 흠집을 내서 뭐가 달라지겠냐. 제발 아이들한테 도움이 되는 행정감사를 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권한대행은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였다. 그는 “기존 정책을 그대로 가져가되 학생인권조례나 고교선택제 등 첨예하게 대립하거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은 여론을 수렴해 신중하게 추진하겠다. 부교육감으로 와서 새로운 정책을 만드는 건 권한을 벗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정감사에 대해 교육청 내부에서 많은 의견이 오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행정감사가 날을 세우는 쪽으로 흘러간 측면이 있지만 이 권한대행이 너무 약하게 대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권한대행 스스로도 고민이 많은 것 같다. 곽 교육감에 대한 1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정책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는 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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