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채점 해보니 언어-수리 ‘가’ 생각보다 어려워… ‘물수능’은 아니었다

동아일보 입력 2011-11-12 03:00수정 2011-11-1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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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3교실 “쉽게 출제한다더니”… 진학지도 혼선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중경고 3학년 학생들이 전날 치른 2012학년도 수능 정답을 확인하며 자신의 점수를 내보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수차례 밝혔던 ‘쉬운 수능’ 방침과 달리 언어와 수리‘가’는 “쉽지 않았다”는 반응이 의외로 많았다. 반면에 외국어는 너무 쉬워서 변별력이 없다는 얘기가 많다.

수험생들은 점수가 크게 올라 기뻐하기보다는 한두 문제밖에 안 틀렸는데 등급이 크게 떨어질까 걱정하거나 자기만 시험을 망쳤다고 생각하면서 불안해했다.

○ 엇갈리는 반응

서울 중경고 3학년 정유성 군은 “쉽게 나와서 한두 문제 실수로 등급이 확 떨어질 수 있다. 어려우면 변별력이 있을 텐데 이렇게 쉬우니 평소 성적이 잘 나오지 않았다가 점수가 확 오른 학생이 많은 것 같다”고 푸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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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의 서은숙 교사(50·여)는 “이번 수능에서 상위권 학생은 실력보다 실수를 하느냐, 안 하느냐가 관건이었다. 막상 점수를 보니 영역당 92점을 넘은 학생이 많았다. 외국어는 너무 쉬웠다”고 지적했다.

영역에 따라선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성적이 최상위권이라는 서울 수도여고 3학년 신지원 양은 “언어가 정말 어려웠다. 수능이 쉬웠다고들 하는데 전혀 못 느끼겠다”고 말했다. 또 그는 “문학은 EBS와 연계가 많이 됐는데 비문학 영역은 소재만 갖다 쓰고 지문과 문제가 달라 EBS를 공부한 게 도움이 하나도 안 됐다”고 덧붙였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이사는 “출제당국은 쉽게 출제했다고 밝혔지만 수험생들은 가채점 이후 생각보다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도 “언어는 낯익은 지문이 나와서 시험 직후에는 잘봤다고 생각했지만 가채점을 해보니 틀린 문제가 많은 ‘착시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 불안한 수험생 “남은 수시 넣어보자”

수능 난이도가 영역별로 제각각으로 나타나자 고교 현장에서는 진학 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수험생들은 불안한 마음에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잡자는 마음으로 남은 수시 모집에 많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이후 예정된 논술고사 등 대학별 전형에 ‘다걸기’하겠다는 수험생도 늘었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 일대 유명 논술학원은 수능 다음 날인 11일 오전부터 수시 2차 고사를 준비하려는 수험생으로 북적거렸다.

수도여고 박희정 양은 “수시원서를 두 군데 썼는데 최저등급이 안 돼서 떨어질 것 같다. 수능이 쉬워지면 논술 비중이 커진다는 말이 학생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건국대 광운대 단국대 숙명여대는 이날부터 수시 2차 모집의 원서를 접수했는데 경쟁률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험생들이 일단 하나라도 더 넣어보자는 마음을 가질 것 같다. 영역별로 난이도가 들쭉날쭉한 만큼 외국어 영역 등에서 수능 최저 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수시에서 떨어지는 학생이 상당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sorimoa@donga.com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백연상 기자 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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