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發 ‘수시확대’ 도미노?… 연대 “확대여부 고민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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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는 “내년에도 수시 70%”
대학들 내달초 최종안 발표

대학들이 2013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1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했다. 대교협이 다음 달 초 발표하는 최종안에는 수시를 확대하는 대학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가 수시모집 인원을 전체의 60%에서 80%로 늘리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내년에도 영역별로 1% 정도 나오도록 출제하겠다는 게 교육 당국의 원칙이어서 수능 변별력이 떨어지는 탓도 있다.

최정환 고려대 입학처장은 “내년도 수시와 정시 모집정원 비율을 올해처럼 7 대 3으로 정했다. 수능만 바라보고 준비한 학생도 있을 것 같아 내년에 갑자기 수시를 확대하는 건 옳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수시 비율을 어떻게 할지 아직 고민하고 있다. 다음 주 말경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입학전형 제출기한은 오늘이지만 최종 발표 전까지는 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성근 대교협 입학전형지원실장은 “서울대의 발표가 다른 대학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수시 확대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학생과 교사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수시는 다양한 입학 기회를 주기 위해 도입했는데, 비중이 지나치게 확대되면 취지가 사라진다는 것이다. 서울 A고 교사는 “수시로도, 수능으로도 진학할 수 있게 적정 비율이 지켜져야 하는데, 수시로 80%를 뽑으면 사실상 올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B고 교사는 “1학년 때까지 내신 공부를 잘 하지 않다가 2학년 때 정신 차리고 수능으로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는 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특목고 등 상위권 학생들에게만 유리하다는 지적도 있다. 고교 2학년 김모 양은 “서울대 수시는 스펙 준비가 확실하거나 내신이 모두 ‘수’일 정도로 좋아야 한다. 대다수의 그렇지 못한 학생은 수능을 잘 봐서 정시를 노려야 하는데 걱정이다”라고 했다. 대구 경신고 최성용 교감은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기 힘든 도서지역 학생들도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까 우려한다. 서울 C고 교사는 “지금도 수시모집 원서 때문에 3학년 2학기는 수업이 거의 불가능하다. 수시를 더 확대하면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가 더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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