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해경서장 경비함서 실족사…갑판서 미끄러진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4일 0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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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타실 나간 뒤 행적 끊겨…갑판서 미끄러진 듯

해경 경비함을 타고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현장을 순시하던 군산해양경찰서 서장이 경비함에서 떨어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4일 오전 6시30분부터 7시 사이 군산 어청도 서방 65㎞ 우리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해상을 순시 중이던 '1001함'에서 정갑수(56) 서장이 바다로 추락했다.

사고 즉시 군산해경과 목포해경은 경비정과 잠수요원을 투입해 수색작업을 벌여 실종 후 3시간30여 분 만인 오전 10시 경 인근 해역에서 정 서장의 시신을 인양했다.

발견 당시 정 서장은 정복 차림이었다.

정 서장의 시신은 경비정 편으로 군산항 해경부두에 도착해 군산 시내 병원에 안치됐다.

정 서장은 금어기(6~9월) 해제 후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자 1박2일 일정으로 현장을 순시하기 위해 전날 오후 5시 경비함을 탔다가 변을 당했다.

군산해경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6시 20분에 조타실을 나간 서장님이 오전 7시 아침 식사시간에 식당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 시간대에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해경은 "사고당시 밤새 내린 이슬과 짙은 안개로 갑판이 미끄러웠던 점 등에 비춰볼 때 조타실을 나선 서장님이 갑판에서 미끄러져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는 12월 퇴역을 앞둔 사고 경비함에는 대원들의 추락을 막기 위해 세 줄로 된 1.5m 높이의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다.

해경측은 일부에서 자살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신빙성이 전혀 없다"며 일축했다.

해경은 유족이 반대하면 부검하지 않기로 했다.

군산해경은 고인의 장례를 8일 '해양경찰청장(5일장)'으로 치르기로 하고 장례 준비에 들어갔다.

정 서장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지난 1월 군산해경 서장에 취임했다. 1977년에 해경에 들어와 2008년 인천해경서장을 지내는 등 33년간 봉직했으며 아내와 2녀를 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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