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로 막내린 ‘코리안 드림’… 국내 명문대 유학 6명 검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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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 벌려 유흥주점 취업

2008년 ‘코리안 드림’을 안고 아버지와 함께 한국을 찾은 중국 웨이하이(威海) 출신의 A 씨(22·여). 그는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해 서울의 명문 사립여대 국제통상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지난해 사업이 부도난 뒤 가출해 행방불명이 됐다. 졸지에 낯선 이국땅에서 혼자가 된 A 씨는 공부를 중단하고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그러던 중 온라인 중국인 유학생 커뮤니티에서 ‘간단한 인사말 정도의 한국어만 할 수 있으면 시간당 1만5000원을 벌 수 있다’는 호프집 구인광고를 보게 됐다. 무엇보다 ‘설화수’와 ‘오휘’ 등 고급 한국산 화장품을 싸게 준다는 말에 끌렸다.

그날로 면접을 보러 간 A 씨에게 업주는 “호프집 서빙보다 룸살롱 접대나 성매매를 하면 돈을 훨씬 많이 벌 수 있다”고 유혹했다. 당장 생활비가 급했던 A 씨는 8월부터 서울 용산구의 한 단란주점에서 매달 수차례 한국 남성들과 성관계를 맺었다.

지난달 말 새벽 갑자기 경찰이 가게로 들이닥쳤다. 불법체류자인 A 씨는 신변 정리도 하지 못한 채 경찰에 붙들려갔다. 서울 용산경찰서가 관내 유흥주점에서 외국인 여대생들을 불법 고용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기습단속을 벌인 것이다. 이날 단속에서 A 씨 등 중국인 유학생 5명과 몽골인 유학생 1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모두 유학이나 여행, 동반 비자를 받아 서울의 명문 사립대에 다니던 유학생들이었다.

경찰은 업주에 대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는 한편 이들이 성매매를 한 모텔의 폐쇄회로(CC)TV 자료를 분석해 성매수 남성의 신원도 확보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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