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동서남북]亞경기조직위 낙하산 인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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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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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호 기자
차준호 기자
요즘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에 반목과 갈등의 조짐이 일고 있다. 동아일보에 ‘조직위 간부들의 엉터리 해외출장으로 예산을 낭비했다’는 기사가 실린 뒤 시민단체에서 책임자 문책을 주장하는 성명이 발표되자 조직위가 송두리째 흔들이고 있는 것.

조직위 직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제보 직원을 색출하려는 시도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1일 인천시에 따르면 조직위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전직 언론인 출신과 시 공무원 출신이 제보자로 지목받아 당사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그러나 직원들은 이 같은 갈등이 송영길 시장의 특보 정치와 보은 인사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엉터리 해외 출장에 참가한 이모 기획정책보좌관(44)이 대표 인물로 꼽힌다. 그는 7월 시민단체로부터 송 시장의 낙하산 인사로 지목받았다. 자동차회사 영업사원 출신인 그는 스포츠와도 무관한 인물이다. 전문성이 떨어지다 보니 부적절한 언행으로 공직사회에 위화감을 준다는 평이 많다.

그는 직원들 앞에서 송 시장을 스스럼없이 ‘대장’으로 표현한다. 직원들이 그에게 어려움을 토로하면 “내가 우리 대장(송 시장)에게 얘기해 해결하겠다”는 식의 발언도 자주 한다.

승진을 앞둔 인사에게는 “이번에 승진하셔야죠”라는 말을 던져 자신이 인사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행세한다. 그러다 보니 “조직위 내부에서는 이 보좌관에게 줄을 서야 승진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모실 때 ‘대장’이라고 부르던 버릇이 남아 있어 실수를 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더 큰 문제는 송 시장 측근들이 그들의 지인 자녀들을 조직위 직원으로 채용하면서 이들의 눈치까지 봐야 한다는 것. 실제로 조직위 비서실에는 송 시장의 핵심 측근의 입김으로 2명의 여성이 취업했다. 문제는 조직위가 이들이 취업을 위해 고향인 전남 여수와 목포를 떠나 인천에 오면서 머물 곳이 필요하자 6000만 원의 예산으로 구입한 관사(빌라)를 제공했다는 것. 조직위는 남는 관사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정 위기를 강조하는 인천시가 다른 시도 거주자에게까지 일자리를 주는 것을 이해하는 시민은 많지 않다. 40억 아시아인의 축제가 될 인천 아시아경기의 성공을 위해 조직위가 할 일은 많다. 이제 조직위는 반목과 갈등을 치유하고 모든 아시아인이 자랑스러워할 우정과 화합, 평화의 대회를 준비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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