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인근 지하수 31.8% 수질 부적합… 환경부 “침출수 탓 아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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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조성된 구제역 매몰지 인근 지하수 3곳 중 1곳이 수질 기준을 초과한다는 정부 분석결과가 나왔다. 오염 원인에 대해 정부는 “침출수 탓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올해 2분기(4∼6월) 전국 구제역 가축 매몰지 주변 300m 이내에서 이용 중인 지하수 관정 7917곳을 분석한 결과 31.8%인 2519곳이 수질기준을 초과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하수 관정 7917곳 중 암모니아질소 염소이온 질산질소 총대장균 등이 고농도로 검출되거나 2개 이상 동반 검출된 관정 334곳을 추려내 1차로 아미노산 농도를 분석했다. 동물 사체가 분해되면 아미노산이 나오기 때문에 아미노산 농도가 높을수록 침출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어 아미노산 농도가 높거나 분석이 어려운 관정 105곳에 대해 2차로 소 돼지 검출 유전자(mtDNA) 분석을 했다. 분석 결과 용도별로 음용수 수질기준 초과가 2234곳, 비음용수 수질기준 초과가 285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경부는 이 같은 결과가 침출수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아미노산과 소 돼지 검출 유전자가 나오지 않았다”며 “수질기준 초과는 축산 폐수, 비료, 퇴비 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침출수가 계속 유출되고 있는데도 매몰지 일대 지하수가 침출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는 정부의 발표에 대해 “측정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유승호 박사팀이 3월 경기 이천시 일대의 매몰지 주변 지하수를 분석한 결과에서는 ‘침출수로 인한 오염’이라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광운대 환경대학원 김임순 교수는 “정부의 아미노산, mtDNA 분석도 전수조사가 아니기 때문에 샘플링의 오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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