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시위시설 철거시한 8일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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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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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반대측 무응답… 강제집행땐 충돌 불가피
업무방해 4명 추가 구속


2일 경찰력 투입으로 제주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공사가 재개된 가운데 3일 강정마을에서 열린 대규모 문화제가 우려와 달리 큰 충돌 없이 끝났다. 하지만 서귀포시와 해군이 8일까지 요구한 불법 시설물 철거에 대해 기지건설 반대 측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아 강제 철거에 따른 충돌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과 반대단체가 집중됐던 중덕삼거리에는 지금도 기지건설 반대 측이 사용하는 컨테이너와 천막, 망루 등이 남아 있다. 숙소 등으로 쓰이는 이 컨테이너는 일부가 공사장 용지를 점거해 있다. 또 기지 공사장 해안가에도 반대 측의 사진전시회를 위한 천막과 숙소 및 회의실로 쓰였던 비닐하우스 3동, 화장실과 취사시설 등의 불법 시설물이 있다.

해군 측은 지난달 20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강정마을회에 불법 시설물 자진 철거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군은 현재 반대단체 측이 계속 농성 중인 중덕삼거리의 컨테이너 처리에 고심하고 있다. 높이 6m 내외의 망루를 포함해 컨테이너를 강제 철거할 경우 반대단체 측과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서귀포시도 1일 강정마을회에 공문을 보내 도로 등에 설치한 현수막과 깃발 등을 8일까지 자진 철거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강정마을회 측은 “해군기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거할 수 없다”는 뜻을 관계 공무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기지 주변에는 강정마을회를 비롯해 반대단체와 개인 등이 내건, 기지건설을 비난하는 현수막과 깃발이 마을 곳곳에 걸려 있는 상태. 당초 250여 개가 있었으나 지난달 초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날아가 지금은 100여 개로 줄어들었다.

한편 기지건설 반대단체 등이 3일 강정마을에서 개최한 문화제는 별다른 충돌 없이 끝났다. 이날 오후 7시 야외 체육공원에서 열린 ‘평화콘서트’에는 제주지역을 비롯해 서울 대구 등지에서 1000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문화공연에서 일부 참석자가 ‘연행자 석방’, ‘해군기지 절대 반대’ 등을 외치며 구호와 노래를 불렀지만 별다른 소요는 일어나지 않았다.

4일 현재 중덕삼거리에는 아직도 반대 측 30여 명이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농성장소 중 일부는 기지 공사장 구역에 속한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장 경계 안쪽으로 침범해 불법행위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일단 자진 해산하도록 설득할 방침”이라며 “끝까지 해산하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중덕삼거리에 경비인력을 배치해 시위대의 농성장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26일 강동균 마을회장 등 3명을 구속한 데 이어 2일 경찰 투입을 전후해 연행한 38명 가운데 김종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사무처장 등 4명을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나머지 3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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