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이번 추석선물은 값싼 수산물이 제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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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업단지인 인천 남동공단에서 소규모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정모 씨(56)는 추석(다음 달 12일)을 앞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매년 명절이면 직원과 친지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사과나 배와 같은 과일을 선물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열흘 이상 앞당겨진 데다 집중호우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지난해보다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을 선물하려고 알아봤지만 역시 국내산은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 그는 “직원이 10여 명에 불과해 매년 명절이면 정성을 담은 선물 꾸러미를 하나씩 들려 보냈는데 올해는 어떻게 해야 할지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파동과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폭등해 시민들이 요즘 쉽게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또 추석에 쓸 제수용품 가격도 올라 차례상 차리기도 버거울 것으로 보인다. 다행스럽게도 수산물은 피해가 적어 대부분의 품목이 지난해와 비슷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번 추석에는 수도권에서 제일 오래된 인천종합어시장을 찾아 제수용품과 친지들에게 보낼 선물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중구 항동7가에 위치한 어시장은 7600m²(약 2300평) 규모로 선어부와 건어부, 젓갈부, 활어부, 냉동수산부 등 6개 구역으로 나눠 500여 개 점포가 몰려 있다.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잡은 꽃게와 새우 조기 광어 우럭 등 400여 종에 이르는 수산물을 판매한다. 매일 새벽 수협에서 실시하는 경매를 통해 수산물을 공급받기 때문에 대형 할인점이나 재래시장보다 가격이 10∼15% 저렴한 것이 장점. 손님은 대부분 인천과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주민으로 평일에는 5000여 명, 주말에는 2만여 명이 찾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가장 많이 팔리는 수산물은 꽃게다. 봄에는 등딱지에 알을 품어 미식가의 입맛을 돋우는 암컷을 주로 먹지만 가을에는 살이 통통하게 오른 수컷이 제격이다. 옹진군 연평도와 대청도 등 인천 연안에서 잡힌 수컷이 1kg에 1만5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꽃게 다음으로 인기를 끄는 수산물은 말린 조기다. 국내산 조기는 10마리(4kg)에 10만 원이 넘지만 원양에서 잡아 어시장 주변 덕장에서 말린 조기는 3만 원 안팎을 받는다.

건어물도 선물용으로 ‘러브콜’을 받는 품목이다. 다시마(300g)와 미역(150g), 김(1톳), 멸치(400g), 새우(250g), 북어채(200g) 등이 들어 있는 선물세트는 3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새우와 멸치, 북어채가 두 배로 들어간 선물세트는 5만 원이며 1kg 이상 구입할 경우 낱개로 포장할 수도 있다.

젓갈류도 대표적인 선물용 상품이다. 조개젓과 새우젓(육젓) 명란젓 창난젓 낙지젓이 500, 800g씩 들어 있는 선물세트는 각각 3만, 5만 원이다. 특히 새우젓은 강화도 등 서해안 일대에서 잡아 숙성시킨 것으로 살이 굵고 통통하며 염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게장과 전복장, 새우장 등 각종 수산물을 간장에 절인 상품도 양에 따라 5만∼10만 원에 거래된다. 꽃게를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받는 사람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으면 우체국 택배서비스를 통해 다음 날까지 배달해준다. 택배가격은 거리에 따라 3000∼5000원을 받는다. 이승부 인천종합어시장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수산물 가격은 오징어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어시장에서 직접 상품을 골라 택배로 보내주는 것도 지역 특색을 살린 소중한 선물이 된다”고 말했다. 032-888-4241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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