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사천노인병원 수탁기관 선정 진상조사를”

  • Array
  • 입력 2011년 8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경남 사천시 축동면 가산리 경남도립 사천노인전문병원 전경. 순영재단 제공
경남 사천시 축동면 가산리 경남도립 사천노인전문병원 전경. 순영재단 제공
경남도가 건립한 뒤 운영을 민간 의료법인에 맡기는 ‘경남도립 사천노인전문병원’(235병상·사천시 축동면 가산리)의 새 수탁기관 선정 과정에 의혹이 불거지면서 엄격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경남도와 관련 의료법인에 따르면 2000년부터 사천노인전문병원을 운영해 오던 의료법인 순영재단 대신 승연의료재단을 새 수탁기관으로 선정해 지난달 말 공고했다. 승연의료재단이 관련 절차를 모두 거쳐 경남도와 계약을 체결하면 9일부터 5년간 이 병원을 운영한다. 이번 수탁기관 선정에는 4개 의료재단이 응모했다.

제기된 의혹은 두 가지다. 하나는 경남도가 수탁기관을 선정하는 과정이 공정했느냐이다. 또 다른 하나는 승연의료재단의 노인병원 수탁기관 자격에 문제가 없느냐이다.

경남도는 당초 6월 21일 도청 홈페이지 ‘새 소식’란에 ‘경남도립 노인전문병원 위탁운영자 모집(선정) 공고’를 했다. 이어 23일과 30일 공고기간과 신청 접수기간을 일부 조정한 내용을 ‘고시 공고’란으로 옮겨 다시 게재했다.

순영재단 관계자는 “승연의료재단이 수탁기관으로 자격을 갖추지 못하자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공고를 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남도는 수탁기관 자격 가운데 ‘법인 대표자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을 3년 이상 운영한 경력자’로 제한했다. 승연의료재단은 6월 20일까지 이모 씨가 이사장으로 있었으나 21일 이사회를 열어 오모 씨로 이사장을 바꾼 뒤 경남도에 신청서를 냈다. 이 씨는 지난해 5월부터 병원을 운영해 경력이 1년여밖에 되지 않지만 오 씨는 병원 운영경력이 3년 이상이다.

순영재단은 경남도에 보낸 공문에서 “6월 21일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승연의료재단은 수탁기관으로 자격이 없다”며 “선정 자체를 취소하고 다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탁기관 선정 과정에 의료재단들과 관련 있는 정치권 등 외부 인사가 전방위로 개입하면서 잡음이 생겼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이 부분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남도 관계자는 “6월 21일 공고는 담당 직원이 ‘안내용’으로 올린 것일 뿐 목요일(6월 23일) 발행되는 도 공보(公報)에 게재해야 효력이 발생한다”며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처리했다”고 밝혔다. 또 “승연의료재단이 오 씨를 이사장으로 등기한 것은 6월 22일이지만 그 전날 이사회에서 변경을 의결했으므로 처음 공고일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자격 미달로 보긴 어렵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남도는 승연의료재단에 의료법인 순영재단 재산인 진입도로와 운동장 등 시설물 사용협의를 하도록 했으나 순영재단은 수탁기관 선정 취소 소송 준비와 함께 협의를 거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승연의료재단이 수탁 개시일인 9일 이전까지 병원 개설 허가를 받지 못하면 입원 중인 환자 120여 명의 치료에 불편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